“계룡건설, 한국은행 통합별관 공사입찰 문제없다”...조달청, 공식 입장 발표

입찰 예정가와 입찰자격, 기술제안서 평가 등 5가지 쟁점 모두 적법(합)
국가계약분쟁조정위 18일 소위원회 열고 조달청과 삼성물산 의견 청취

3600억원대 달하는 ‘한국은행 통합별관 건립 공사’ 입찰 분쟁에서 계룡건설이 우위를 점하게 됐다.

조달청이 입찰에서 탈락한 삼성물산이 제기한 쟁점들을 조목조목 반박하면 계룡건설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조달청은 15일 한국은행 통합별관 건축공사 입찰 관련 설명자료를 발표하고, 다섯 가지 쟁점에 대해 모두 적법 또는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은행 통합별관 건립공사 조감도

우선, 입찰금액(2832억원) 예정가격(2829억원) 초과에 대해, 삼성물산은 예정가격을 초과 입찰한 계룡건설을 낙찰자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조달청은 실시설계 기술제안 입찰의 경우 입찰금액을 예정가격 이후로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며 반박했다.

입찰참가자격 미달과 관련해선, 삼성물산이 계룡건설의 정보통신공사업 시공능력평가액이 추정 금액을 초과하지 않아 입찰참가자격이 없다고 했지만, 조달청은 계룡의 정보통신공사업 시공능력평가액은 공고문에서 정한 해당 업종 입찰금액을 초과해 자격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세 번째 쟁점인 기술제안서 감점에 대해서도, 삼성물산은 계룡건설 기술제안서가 쪽수·면적 기준을 위반해 감점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조달청은 입찰안내서의 감점기준에 따라 설계심의 소위원회에서 결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위서류 제출과 관련해선 삼성물산이 계룡건설이 일부 공정의·‘공기단축계획’을 허위로 작성했다고 했지만, 조달청은 전체 공정의 단축계획 고려 시 허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조달청이 있는 정부대전청사

마지막 쟁점인 기술제안서 평가에 대해서도, 삼성물산은 기술제안서 평가 시 핵심사항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술제안서 분야별 평가항목 등에 따라 적정하게 평가했다는 게 조달청의 결론이다.

한국은행 등이 제기한 계룡건설에 대한 입찰참가 제한에 대해서도, 조달청은 법적 근거가 없어 불가하며 심의위원의 담합도 사실과 다르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조달청이 계룡건설이 낙찰예정자로 선정되는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이 사안은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로 넘어가게 됐다. 분쟁위를 통해 입찰 참가기업과 입찰~낙찰(시설공사 부문)과정에서의 정당성을 다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전 서구 탄방동 계룡건설 사옥

분쟁위는 18일 공사분야 소위원회를 열고 한국은행통합별관 입찰에 대해 조달청과 삼성물산의 의견을 청취한다. 소위원회는 본격적인 심의에 앞서 자료를 보충하는 자리로, 본회의에는 이달 말쯤 상정될 예정이다.

앞서, 한은 통합별관 공사는 지난해 7월 18일 가중치 기준방식의 실시설계 기술제안으로 입찰 공고된 뒤 같은 해 12월 계룡건설을 낙찰예정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낙찰 당시 3위였던 삼성물산이 기획재정부에 이의를 제기하고 국가계약분쟁조정을 청구한 바 있다.


윤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