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임직원 자녀는 물론 단골 식당 주인의 자녀까지 인심 좋게 자리를 나눠 주며 채용비리의 정점을 찍었다. 올해 초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며 공유가치창출 경영시스템을 확립하겠다던 SR의 취지와는 정반대 모습이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수년간 신입과 경력직 채용 과정에서 점수를 조작해 24명을 부정 채용했다는 SR 채용비리 사건 수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수사 결과에 따르면, 서류전형 평가에서는 내정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상위 득점자 무려 105명을 불합격 처리했고, 면접 과정에서도 불참자가 가짜 점수를 받고 합격한 사례도 있었다.
김복환 전 대표는 처조카를 부정 채용하도록 인사팀에 지시했고, 노조위원장들도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과 임원들로부터 특정인을 합격시켜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전 인사팀장은 면접 전 청탁 대상자 이름과 함께 누가 청탁했는지를 나타내는 약자가 붙은 명단을 관리하며 점수를 조작하기도 했다.
노조위원장은 채용 청탁을 대가로 1억 230만원에 달하는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로 현재 검찰에 송치됐다. 단골 식당 주인의 자녀는 전체 순위 110등에서 2위로 순위가 부정하게 올랐다.
경찰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주)SR은 뒤늦게 부정 채용 연루자를 모두 퇴출 시키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부정합격자는 본인이 기소되지 않더라도 본인 채용과 관련된 임직원과 청탁자가 기소될 경우 부정합격자에 대한 재조사와 징계위원회를 거쳐 퇴출할 예정이다.
앞서 SR은 지난 1월부터 인사혁신 TF를 구성하고 채용 프로세스 전면 개편 및 비위행위 근절방안 마련 등 투명하고 공정한 채용을 위해 제도를 개선했다. 채용 전 과정은 블라인드화 하고, 면접 시 외부전문가가 50% 이상 참여하는 세부 계획을 만들어 놨다.
또 채용비리를 저지른 임직원을 바로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했고, 이번 채용비리에 첫 적용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SR 채용비리로 운행 2년 차인 SR의 신뢰성도는 바닥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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