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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평론가 최문갑의 신간 '밸런스토피아(Balancetopia)'의 1부 첫 장의 제목이다. 몸의 균형(밸런스)가 깨져서 병을 앓듯, 세상만사도 밸런스를 잃으면 각 분야에서 균열의 소리가 커지고, 그 충격과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는다.
저자는 우리 사회를 흔드는 대형 이슈의 요인들의 핵심 키워드로 '균형(밸런스)상실'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소득의 극단화, 즉 불균형의 심화로 흙수저·금수저 논쟁이 계속되고 있으며 심해지는 청년실업과 정규직·비정규직의 갈등도 고용의 불균형이 원인이다. 미투 문제를 불러 온 가해자의 행동은 이성과 감정, 육체와 정신의 균형 상실이 하나의 요인일 수 있다. 국가 리더십의 어처구니없는 난맥상을 드러낸 '박근혜·최순실 사태'(촛불사태)도 입법·사법·행정의 3권 분립 정신이 훼손되고, 국가권력의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저자는 이런 사태들이 우리 사회를 엄청난 충격과 혼란에 휩싸이게 했으며 앞으로도 우리를 덮쳐올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쓰나미'라고 표현한다. 유별난 이념갈등, 남남갈등, 세대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사생결단의 대립과 상식 이하의 언행이 곳곳에서 난무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저자는 이 쓰나미를 헤쳐 나갈 방법으로 '밸런스토피아'를 제시한다. 밸런스(Balance)와 유토피아(Utopia)의 합성어인 밸런스토피아를 통해 균형의 가치를 제대로 성찰, 구현한다면 한국사회, 나아가 지구촌은 한층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 모두가 동경하는 유토피아(이상향) 같은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가 서로 견제하는 균형을 이뤄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인간이 탐욕을 자제해 다수가 함께 행복한 경제를 이루는 세상. 쟁취하기 어려운 이상향이지만 균형과 조화의 가치, 즉 배려와 위로와 공생이 살아 숨 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마음과 행동과 습관을 하나하나 바꿔나간다면 조금씩 달라질 것이라는 희망이 담겼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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