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기 작가의 작품에는 순환이라는 화학적 의미가 담겨 있다. |
#작은 원 하나가 사람을 뜻하고 그 원들이 수십 겹씩 겹쳐지는 융합 사상을 보여주는 그림 한 폭에도 원자가 엉켜 있는 ‘화학 원소’를 떠올리게 한다.
이렇게 예술 속에는 화학이 숨겨져 있었다.
예술과는 다소 거리가 있을 법한 한국화학연구원이 예술 그리고 소통을 키워드로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화학연으로 진입하다 보면 왼편에 디딤돌 플라자가 있다. 이곳은 보안상 출입이 어려운 본원 대신 시민 혹은 연구자들의 대표 소통 장소다. 40년 간 직원들만 볼 수 있었던 풍경을 일반시민에게 조금이나마 공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공간이다.
디딤돌 플라자 1층 과학문화 공간이 바로 ‘Space C#’다.
이곳에서는 개관 이후 다섯번째 전시인 ‘카오스모스’가 진행 중이다. 4명의 작가가 자신의 예술혼을 화학이라는 새로운 틀에 녹여냈다.
카오스모스는 카오스와 코스모스의 합성어로 혼돈과 질서가 공존하는 세계관이다.
화학연이 예술 프로젝트를 실시한 것은 2017년부터다.
화학은 일상 속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과학이지만, 대중적으로는 마냥 어렵다는 개념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예술이다. 누구나 부담없이 관람할 수 있는 예술 작품 속에 화학을 녹여 낸다면 쉽게 과학을 쉽게 이해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예술과 과학의 만남 자체가 융합이라는 의미도 있다.
전시관 중앙에 위치한 숯으로 만든 ‘C’ 조형물은 순환을 의미하고, 화학연이 보여주고자 하는 화학(chemistry), 탄소(carbon), 창의(creativity), 융합(convergence), 변화(change), 우주(cosmos) 등 과학문화 확산의 미래상이 담겨있다.
화학연 관계자는 “화학연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결국 소통이다. 전시회와 디딤돌 플라자 공간을 통해 타 연구원을 넘어 일반 시민들까지 그 범위가 확장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화학연은 ‘Space C#’ 뿐 아니라 디딤돌 플라자에 출연연 연구기관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해미·유지은 기자
전시회 내부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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