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민 장관이 10일 원자력연구원을 방문했다. |
주간 일정에는 없었던 방문으로, 9일 오후 늦게 갑자기 결정됐다.
원자력연구원이 서울 공릉동 연구용 원자로 2호기와 우라늄 변환시설 해체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 일부를 무단 매각했다는 의혹이 드러나 원자력안전위원회 특별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질타성 방문이라 할 수 있다.
원안위는 현재까지 원자력연구원 우라늄변환시설 해체과정에서 나온 구리전선 5t 정도가 2009년께 무단 매각됐으며, 이 시설에 설치돼 있던 2.4㎏ 이상의 금 부품도 2006년께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방문 전 과정은 모두 비공개로 진행됐다.
애초 방문 시간인 오전 11시보다 20분 일찍 원자력연구원에 도착한 유영민 장관은 본관 회의실에서 현안을 보고받았다. 질의·응답 후 곧바로 해체 폐기물 저장고와 제1 방사성 운영폐기물 저장시설을 직접 점검했다.
하재주 원자력연구원장을 비롯한 주요 간부들은 2시간 여 동안 유영민 장관의 그림자가 돼 쫓아다녔다.
유영민 장관의 질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됐다.
유영민 장관은 “원자력연구원 간부와 직원 모두가 뼈저린 반성을 해야 한다”며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 수준까지 끌어올리라”고 주문했다.
폐기물 방사선량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국민과 지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국민이 이해할 때까지 설명하라고도 지시했다.
무단 매각 관련자에 대해서는, ‘전·현직을 막론하고 엄격하게 책임을 묻고 필요하다면 검찰 고발 등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을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전했다.
이와 관련, 하재주 원장은 “차폐용 납, 폐전선, 금, 폐액 등 해체 폐기물이 국내 환경방사선량률 범위로, 인체와 환경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이라며 “보관 중인 해체 폐기물을 전수 조사해 확인되지 않은 폐기물의 행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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