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터질 때마다 ‘안전하다’고 호언장담하지만, 안팎에서 각종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7년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불법·무단 폐기 사실이 드러나면서 뭇매를 맞았던 원자력연구원은 올해도 ‘안전’과 관련된 비난 여론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올해 1월 본원 폐기물처리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물적 피해가 적고, 방사능 누출은 없다고 불안을 잠재웠지만, 5일 만에 초동대처 과정에서 허위정보 보고 사실이 드러나면서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8일에는 수십 년 전 해체된 연구용 원자로에서 나온 불법 폐기물 일부가 고철로 판매됐다는 의혹이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이경자 핵재처리 실험저지를 위한 30㎞ 연대(30㎞연대) 집행위원장은 “원자력연구원을 더는 신뢰할 수 없다. 국민을 방사능 피복이라는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한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폐기물 처분도 제보를 받아 조사에 착수한 것을 보면 원자력연구원 내 자체 검증 시스템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직접 조사해서 판매된 고철이 어느 경로로 이동했는지 추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쇄신’에 대한 목소리도 높였다.
반복되는 원자력 사고에도 솜방망이 처벌뿐인 원안위의 감독 기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결국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경자 집행위원장은 “폐기물 관리도 이렇게 부실한데, 더 위험한 핵재처리 실험은 가능할지 의문이다. 시민연대는 구체적인 대책이나 행동이 나오지 않는다면 원자력연 해체 투쟁과 청와대 시위까지 이어가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30㎞ 연대는 9일 원안위 원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경찰의 저지를 받아 결국 무산됐다.
한편 원자력연구원은 원안위 조사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원안위는 위반행위 혐의자를 검찰에 수사 의뢰하고 원자력연구원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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