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다문화 릴레이 기고] '잇다카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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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다문화 릴레이 기고] '잇다카페' 이야기

조세은 인천 남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 승인 2018-05-09 09:49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세은
조세은 인천 남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대리석 번쩍이는 건물들이 즐비한 도시. 빌딩 숲 속 어느 골목에 이르면 과거로 가는 타임머신을 탄 듯 한 착각을 하게 된다. 거미줄처럼 길게 늘어진 전기선, 울툴불퉁 속살 보이는 길바닥. 파지 실은 유모차가 한적하게 휴식을 취하는 곳. 골목 한 켠 지지고 볶는 냄새 가득한 열 평 남짓한 가게에서 낯선 노래가 들린다.



'어서오세요. 예약했어요?'

'아니요. 자리 있어요?'

'아… 죄송해요. 자리 없어요. 30분 기다려야해요'



'일부러 인터넷 보고 찾아왔는데… 밖에 있을께요!



인천 남구 학익시장에는 조금 색다른 '쌀국수브런치카페 IT·DA(잇다)' 가 있다.

베트남 캄보디아에서 온 세 명의 결혼이민여성이 같이 운영하는 쌀국수카페. 잇다의 영업시간은 주중 낮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한다. 딱, 점심장사다.

단골 손님들은 저녁과 일요일 장사도 하길 바라지만 그들은 단호하다. 처음 영업시작부터 그랬다. '왜일까?' 3년 전 쌀국수 장사를 하기 위해 처음 모였을 때, 했던 3가지의 약속 때문이다.

젓 번째 약속! 우리의 힘으로 한다. 어디선가 지원하는 비용으로 시작하면 수월할 수 있다. 거꾸로 남의 돈을 들여 창업비용을 늘리어 시작하면 자율성은 줄어들게 된다. 심지어, 그 돈 때문에 나의 노력보다 그 돈이 더욱 빛난다. 쉽게 쥔 돈은 내 것이 아니다. 작고 초라할 수 있지만 모두 그렇게 시작하기로 했다. 분수에 맞게 작고 영세하게 시작하는 것이다.

두 번째 약속! 일·가정 양립이다. 부자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냥 내 자식을 내 손으로 키우면서 내 돈을 벌고 싶었다. 그런데, 그런 일자리는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도 구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만들기로 했다. 돈도 벌도 아이도 키울 수 있는 일자리.

세 번째 이웃주민과 공생을 꿈꿨다.

다문화가족. 결혼이민자라는 이름으로 한국사회에 당당히 서기 쉽지 않다. 그래서 일까? 그내들은 우리 내를 '가난과 무식'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는 것을 쉽게 느끼곤 했다. 계속 보면 알게 될 거다. 우리가 얼마나 멋진 당신의 이웃인지.

이런 알찬 꿈을 꾸며 달려가던 3년전, 우리의 고생을 보며 사람들은 말했다.

'차라리 공장을 가지 왜 고생을 해?' →다음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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