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억압과 분노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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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톡] 억압과 분노 사이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

  • 승인 2018-05-08 11:26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어린왕자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너를 좋아해 주는 것, 그게 바로 삶의 가장 큰 기적이야."

생땍쥐베리의 어린왕자에 쓰여 있는 말이다.

젊은 연인들이 사랑 때문에 결혼 때문에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인생을 살면서 마음에 맞는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는 힘들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 중의 사랑은 커다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데 문제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화를 참지 못하고 분노를 폭발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분노의 폭발은 억압의 과정에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정신세계 속에 억압된 분노를 담은 그릇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용량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분노 없이 살아가고 어떤 사람은 분노를 달고 살아간다. 분노의 많고 적음에 따라 표정이 다르다. 인상이 달라진다. 물론 마음속의 분노, 화를 없애라는 것은 아니다. 화가 나는 것은 그대로 인정해야한다. 화나는 것까지 없애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화를 없애겠다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고 했다.

분노는 수직관계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조폭은 부하들에게 분노를 그대로 표출한다. 어떤 부모는 어린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여 거르지 않는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사람은 더불어 살아간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사회 구조이다. 자신의 인생을 타인에게 의존하는 형태로 살아가기에 분노를 억압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것이다. 분노와 억압에 관계된 원리를 잘 이해해야한다.

성숙한 인간일수록 분노의 표현은 적어진다. 자기 안의 분노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른데, 쏟아내는 정도가 다르다는 말이다. 성숙하면 성숙할수록 쏟아내는 분노의 비율은 낮아진다.

지금 잘못했다고 생각하면서 상대의 화가 일어나기 시작하면 상대도 그동안 쌓아두었던 분노를 폭발시키면서 싸움은 악순환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

분노 때문에 상담을 받은 신혼부부가 있었다. 별것도 아닌 일에 화를 내는 아내를 보면서 남편은 이해 할 수 가 없었다. 결혼기념일을 오전에 잊었다가 오후에 생각나서 챙겨줬는데, 친정아버지 생신과 시아버지 생신 때 있었던 사소한 일까지 확대시켜 분노를 폭발시켰고 이혼하자는 말까지 나왔다. 그런 일들이 허구한 날 벌어지니 남편도 살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그런 일로 이혼한다면 세상에 이혼 안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여 상담실을 찾은 것이다. 상담의 현장에서는 잘 들여다보아야 하는 일이 많다. 그냥 일반적인 사람들의 문제와는 달랐다. 아내의 어릴 때 대상관계가 문제였다. 상담 중 아내는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펑펑 흐렸다. 자신도 왜 그러는지 몰랐는데 원인을 찾은 것 같다며 밝아졌다.

착한아이 콤플렉스로 가족 안에 또는 사회 구성원 안에 자기 자신은 없애고 내 욕구 대신에 가족이나 다른 사람의 욕구를 채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리 착하게 살았어도 아주 어릴 때부터 쌓아둔 분노는 언젠가는 폭발한다.

자신을 들여다보며 살아야 한다. 성숙과 성찰로 살아가야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라는 점을 명심하라.

김종진 한국지문심리상담협회 원장

김종진원장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는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대표와 한국지문심리상담협회 김종진 원장이 격주로 칼럼을 게재하는 가운데 '심리'의 창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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