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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으로 갈 수 있는 문이 열린다면 남북 과학계의 적극적인 교류와 과학기술 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25개 과학계 출연연 중심의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 건설을 위한 기획 연구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까지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의 5개년 추진 로드맵과 연차별 추진 로드맵, 협력센터 역할과 기능, 세부 운영방안, 행정절차를 연구용역을 통해 구축할 방침이다.
‘남북과학기술협력센터’가 2020년을 전후로 완공되면 연구회 소속의 과기계 출연연과 북측의 국가과학원 산하기관 11개 분원의 과학기술 연구협력 채널이 만들어지게 된다. 본격적인 남북의 과학 교류가 시작될 수 있는 허브가 되는 셈이다.
국내 과학계는 우선 철도와 북한의 광물자원, 백두산 화산 분출과 관련된 공동 연구를 기대하고 있다.
철도연구원과 지질자원연구원이 선도적으로 남북 과학 교류의 물꼬를 터줄 가능성이 크다. 철도연구원은 이미 남북을 넘어 유라시아로 이어질 대륙철도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환승과 환적, 열차 바퀴 교환 없이 달리는 궤간가변대차를 개발했고, 러시아 노선에 적용하기 위한 추진 작업에 곧 들어간다.
북한의 철로와 시설이 열악하다고 알려진 만큼, 국토부 산하 철도공단, 코레일과 철도연구원이 주도적으로 철도발전을 위한 작업 수행에 착수할 전망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도 북한과의 교류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자원은 풍부하지만, 개발되지 않은 광물 분야와 백두산 화산, 지진에 대한 새로운 연구 성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이론과 연구력에 앞서고 있는 항공우주 분야, 세계를 선도하는 전자통신기술도 북한의 기술력과 만날 경우 더욱 강력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출연연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파견 근무에 대한 설렘도 있다.
대덕특구 연구자는 “우리는 이론과 연구수행 능력이 뛰어나고 북한은 실행력이 뛰어나다. 남과 북의 과학계가 만날 경우 놀라운 연구성과가 많을 것 같다. 연구원들 사이에서는 향후 북한 주요 지역으로 파견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에도 은하과학자거리, 위성과학자주택지구, 미래과학자거리 등 대덕연구단지와 닮은 과학 중심 도시가 건설돼 있다. 남북의 교류를 통해 대덕특구와의 자매도시 연결 가능성도 예측된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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