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호·전진미 씨 가족. |
지난 2008년 9월 첫 아이 하은이를 낳은 뒤 현재까지 4명의 딸을 둔 대전 유성구 공무원 박영호(45) 씨.
그는 "결혼할 때 7명까지 낳아보자고 부인과 농담으로 나눈 적이 있었는데 현실적으로는 7명까진 어렵고 3명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멋쩍게 웃었다.
박 씨는 형제를 가지지 못한 외로움 탓인지 아이를 많이 갖고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 씨의 부인 전진미(42) 씨도 남편의 이런 상황을 이해하고 서로를 보듬다 보니 웃음소리가 가득하고, 따뜻함이 넘치는 가정을 일궈냈다고 미소를 지었다.
대전 서구 관저동에 살고 있는 박씨 부부는 4명의 자녀를 키우다 보니 많은 정성과 시간이 든다고 했다. 보통 1명에서 2명의 자녀를 두는 가정보다 생활비가 많이 들고, 아이들이 원하는 걸 모두 해줄 수 없다는 점이 부부에게는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또 집을 청소하고 청소해도 아이들의 활발한 성격 탓에 집을 치우는데 힘이 든다. 여름엔 세탁기도 하루에 몇 번씩 돌려야 한다.
그러나 박씨 부부는 아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행복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운다. 박 씨 부부는 "아이를 키울 때 힘든 점도 많지만 기쁨이 더 크다는 걸 새삼 느낀다"며 "아이들이 크면서 아빠와 엄마가 둘이 놀러 가라고 자매끼리 귀엽게 말해주는 모습을 보면 세상에서 제일 든든하다"고 말했다.
박 씨 부부는 아이들에게 형제가 적은 다른 가족처럼 많은 것을 해줄 순 없지만, 딸들이 서로를 보듬으며 가족애를 키워나가는 모습에 세상을 다 가진 행복을 느낀다.
혼자 살아가면 나를 위해 투자하고 편하게 살 순 있겠지만, 그보다 내 가족과 함께 어울리고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고 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혜택도 이들의 행복이 배가 되게 한다. 다자녀 가족은 전기요금을 지원해주는데, 아이를 낳을 때마다 출산 장려금 50만원을 각각 받았고, 셋째를 낳았을 땐 양육비로 몇 달 간 10만원 씩 혜택을 받았다. 이어 산후도우미를 한 달간 지원해주고, 병설 유치원도 다자녀 가정에 우선권이 있다 보니 육아 부담을 덜었다.
박 씨는 "신혼 때보다 아이들이 생긴 지금 아내가 더 사랑스러워 보이고, 아내가 아이들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내가 사랑할 수 있는 존재가 더 많아졌다는 사실이 예쁘고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며 아내를 지긋이 바라봤다.
부인 전 씨도 이런 박 씨의 모습을 바라보며 "부부간에 서로 감정이 상할 때가 있지만, 아이들이 와서 애교를 떨고 마음을 풀어주면 아이들이 우리 부부를 지탱해주는 끈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박 씨 부부는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4명의 딸을 바라보며 앞으로의 행복한 날을 꿈꾸자는 약속과 함께 서로의 어깨를 다독였다.
방원기·조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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