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둔산 꽃시장을 찾은 손님이 꽃을 고르고 있는 모습. |
어린이날에서부터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성년의 날, 석가탄신일 등 각종 기념일이 연달아 있기 때문이다.
연휴 기간 찾은 대전 서구 ‘둔산 꽃 도매시장’은 꽃을 사러 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예쁘게 포장된 색색의 꽃이 사람들의 손에 들려있고, 손님과 상인들 얼굴에는 웃음꽃이 끊이지 않았다.
대전 중구 문화동 웰컴투꽃마을도 마찬가지였다. 카네이션이 핀 화분에는 부모님의 사랑에 감사한다는 문구가 꽂혀있었다. 손님의 흥정에 기분 좋게 값을 깎아주는 상인도 많았다.
가장 많이 팔리는 꽃은 '카네이션'이었다. 색깔도 빨간색부터 흰색까지 다양했다. 색다른 색을 원하는 손님들의 취향을 맞춘 것이다.
가격은 7000원부터 2만원까지 원산지에 따라 달랐다. 시즌을 맞아 수요가 높아진 만큼 평소보다 2000원 가량 프리미엄이 붙어 판매되고 있다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2016년 9월 시행된 부정청탁금지법으로 꽃시장은 최악의 불황기를 맞았었다.
꽃을 구매하는 고객이 누구냐에 따라 타격의 차이는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꽃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 특히 스승의 날 꽃다발 수요는 0에 가까웠다.
청탁금지법 시행 후 2년이 지난 지금, 꽃 시장은 어느 정도 안정화를 찾는 분위기다. 꽃집들의 자구책도 한몫했다.
대표적으로 어버이날 카네이션은 수를 줄이거나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어 값이 싼 꽃들을 섞어 저렴한 꽃다발로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5만원이던 부정청탁금지법 상한 금액이 10만원까지 늘어난 데다, 부정청탁금지법과는 관계없는 새로운 고객층을 찾기 위한 상인들의 노력도 있었다.
꽃시장이 조금씩 살아나자 꽃 포장 자재 관련 매출 역시 늘고 있다.
둔산 꽃시장 도매상인 정모 대표는 "꽃시장은 이번 5월 가정의 달 시즌이랑 졸업식 등 시즌에 따라 먹고 사는 직종"이라며 "김영란법 때문에 한동안 고생했지만 그래도 이제는 어느 정도 안정화 되는 것 같다"며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웰컴투꽃마을 상인 이종순 씨도 꽃 시장의 안정화에 대해 안도를 표하며 "그래도 사람들이 아예 꽃 선물을 하지 않으려고 하던 시기는 지나갔다"고 말했다.
엄마와 함께 꽃시장을 찾았다는 권은주 양은 "아빠에게 카네이션을 직접 만들어 드리기 위해 꽃시장을 찾았다"며 "아빠가 좋아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지은 기자 yooje8@
대전 문화동 웰컴투꽃마을에 진열돼 있는 카네이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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