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시]이응노 오마주 '땅 담벼락, 눈雪 살갗에 그리다'전

  • 문화
  • 문화/출판

[공연전시]이응노 오마주 '땅 담벼락, 눈雪 살갗에 그리다'전

노상희, 복기형, 윤지선, 이갑재, 이성희
지역 동시대 미술 흐름 동시에 감상

  • 승인 2018-05-03 15:03
  • 신문게재 2018-05-04 9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1111111
전시 오픈을 하루 앞둔 3일 이응노미술관에서 참여작가 기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이갑재 작가가 이번 전시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임효인 기자
고암 이응노의 정신을 잇는 지역 작가들의 전시가 열린다.

이응노미술관은 오는 7월 1일까지 고암 이응노가 작가로서 가졌던 생명력과 자생의식을 이어받은 대전 작가 5인(노상희·복기형·윤지선·윤갑재·이성희)을 소개하는 '2018 이응노 오마주 : 땅 담벼락, 눈雪 살갗에 그리다'전을 개최한다.

전시 제목인 '땅 담벼락, 눈雪 살갗에 그리다'는 1971년 파리에서 열린 파게티 갤러리 개인전 도록 서문에 실린 문구다.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현민 큐레이터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종이의 연장 선상으로 그 자체가 갖고 있는 본능과 그 사유에 대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전시 제목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소제창작촌에 재직 중인 유현민 디렉터를 협력 큐레이터로 초빙해 기획됐다. 지역 작가들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장소를 반추하며 완성된 작업들을 살펴볼 수 있게 하면서 새로운 동시대 예술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고암 이응노는 갑작스러운 외국행이나 교도소 수감 등, 척박한 환경에서도 다양한 재료와 조형적 기법을 사용해 수많은 걸작을 남겼다. 이러한 시도는 자신이 처한 환경과 배경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예술가로서의 길을 걷고자 하는 의지에서 출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 역시 이러한 점에서 고암과 맞닿아 있다.

이갑재 작가는 "이응노와 그의 작품을 존경하는 마음과 전시에 대해 생각하다 공통점을 발견했는데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모든 작가가 처음 시작한 미술 분야에서 계속 새로운 분야를 탐구하고 시도한다는 점에서 고암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상희 작가 역시 "수감 중 밥풀로 작품을 만들었던 걸 보면서 작업에 대한 열정과 하나의 매체에 국한되지 않았던 작가란 걸 느꼈다"며 "컨템포러리 아트란 게 알려진 거나 효과적인 걸 쓰는 게 아니라 동시대에 벌어지는 상황을 예술로 표현하는 거라 생각하는데 상황 안에 국한되지 않고 그 한계를 벗어나려고 하는 지점에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총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각 전시장에는 초청된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소통, 화합을 의미하는 이응노의 작품이 배치됐다. 대전에서 진행 중인 동시대 미술의 흐름과 함께 이응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1전시실에는 이갑재, 복기형, 노상희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갑재는 왁스코팅된 실을 이용한 드로잉, 커팅과 같은 북아트와 함께 실크스크린이나 에칭 같은 판화의 기법을 동시에 하나의 작업에 담는 작가로 이번 전시에선 창문, 집을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복기형은 일상의 사물들을 비틀어보기, 혹은 다르게 보기를 목적으로 한 작품들을, 노상희는 여성들이 겪는 경험을 소재로 실험적인 설치작품을 전시한다.



노상희, A huge world, wood, el tape, 850x450x240cm, 2017
노상희, A huge world, wood, el tape, 850x450x240cm, 2017
2전시실에는 윤지선과 이성희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윤지선은 얼굴 모양의 사진에 재봉틀을 사용해 바느질하듯 만들어낸 작품을 설치했다. 사진이라는 매체와 전통적으로 여성의 것으로 인식돼 온 바느질을 접합함으로써 사진의 해체에 다가선다. 사진작가 이성희는 공터, 텅 빈 운동장 등 특정한 장소를 주제로 한 사진을 통해 인간과 장소가 맺는 관계에 대해 생각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윤지선, rag face
윤지선, rag face #17006-1, 106x73cm, Sewing on Fabric and Photography Approximately, 2017
3전시실에는 민주와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이 담긴 이응노의 군무 작품들이 전시되며 4전시실에는 작가별 아카이빙 영상 자료가 제공돼 작가들의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영상에는 작가들의 작업실 및 인터뷰, 작업과정이 담겨있어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이지호 이응노미술관장은 "대전 미술의 새로운 지형도를 그려가고 있는 다섯 명의 작가들을 통해 이응노를 새로운 시각으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지역 예술 발전의 근간에는 이응노미술관과 지역작가들이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작가들에게 많은 관심과 뜨거운 응원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임효인 기자 babas23@



이갑재, 가벼움의 시대, Cutting, Wax on thread,
이갑재, 가벼움의 시대, Cutting, Wax on thread, Acrylic on paper, 100x70cm, 2017


이응노, 군상, 1974, 50x25x20cm, 나무,한지,풀
이응노, 군상, 50x25x20cm, 나무,한지,풀, 1974


%5B포스터%5D 이응노미술관_지역작가그룹전%
이응노, 군무, 1977, 22.5x17.5cm, 한지에 수묵
이응노, 군무, 22.5x17.5cm, 한지에 수묵, 197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백석대·백석문화대, '2024 백석 사랑 나눔 대축제' 개최
  2. 남서울대 ㈜티엔에이치텍, '2024년 창업 인큐베이팅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3. 한기대 생협, 전국 대학생 131명에 '간식 꾸러미' 제공
  4. 단국대학교병원 단우회, (재)천안시복지재단 1000만원 후원
  5. 남서울대, 청주맹학교에 3D 촉지도 기증
  1. 아산소방서, '불조심 어린이 마당' 수상학교 시상
  2. 1기 신도시 첫 선도지구 공개 임박…지방은 기대 반 우려 반
  3. 아산시가족센터 둔포분원, '둔포유(ForU)' 성료
  4. 순천향대, 'SW 명문중학교 만들기' 큰 성과
  5. 아산시, 2024년 응급의료 유공 최우수기관 표창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