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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을 만들기 위해 마트를 방문했던 주부는 감자를 고르다 황당한 질문을 들었다. 감자 2개를 담아 건네자 마트 직원은 ‘이 가격인데 진짜 살거냐’고 질문했기 때문이다. 마트 직원이 찍어준 가격표에는 감자 2개 가격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5000원’이 찍혀 있었다.
감자 1상자 가격 10만원은 ‘실화’였다.
4월 30일 기준 aT KAMIS 가격정보에 따르면, 감자 20㎏ 1상자는 평균 10만 4400원. 부산과 대전이 11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대구는 9만원으로 조사됐다. 평년(2만 9510원)보다 72%나 오른 셈이다.
감자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작년부터 도미노처럼 이어져 온 감자 물량 부족 때문이다.
2017년도에는 강원도와 제주의 감자 물량이 예년보다 적었고, 저장물량도 평년 수준에 못 미쳤다. 강원도 지역은 저장물량으로 햇감자와 노지감자가 출하 전인 4월까지 공급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올해는 1월에 저장물량이 동났다.
대전중앙청과 윤정기 경매사는 “작황이 좋지 않았던 작년의 여파가 올해까지 이어진 셈이다. 감자 1상자가 최고 14만 원까지 올랐다”며 “대한민국 감자가 모두 사라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10만원이 넘는 감자 가격은 경매사도 판매자도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다.
감자 가격은 노지감자가 출하되는 5월 말부터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갈 전망이다.
윤정기 경매사는 “노지감자는 가까운 세종부터 청양, 강원 등 물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노지감자 물량이 늘어나면 시세는 자연스럽게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감자 소비가 많은 급식업체나 식당은 몇 달 간 감자 수급에 애를 먹었다.
중구 소재의 감자탕 전문업체는 “저장감자 물량이 없어 호주산과 미국산을 구매했다. 감자 물량 파동은 노지감자가 나오면 해결될 문제라 가격을 올릴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수입물량을 요구하기도 했다.
주부 유은정 씨는 “감자 1박스가 10만원이 넘는 상황에서 수입 물량이 들어와 가격을안정화 시켜줄 필요가 있다”며 “국내산만큼 포실한 맛은 없지만, 그래도 가격 안정화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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