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전자디자인고 여자 소프트볼 팀. |
대전전자디자인고등학교 여자 소프트볼팀의 연습을 보면서 느낀 생각이다. 여자소프트볼 장재호 감독은 "여자가 경기해서 속도가 느려 재미없다고 사람들이 많이 하는데 (소프트볼은) 전개가 빠르고 재밌다. 하면 할수록 재밌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2002년에 창단된 대전전자디자인고 여자 소프트볼팀은 창단 이후 17년 만에 제30회 종별여자전국소프트볼 대회 우승을 거머쥐는 쾌거를 거뒀다. 하위권을 전전긍긍하다 점차 성적이 오르더니 우승까지 기록했다.
우승 원인으로 장 감독은 학교 측의 지원을 꼽았다. 그는 "학교 측에서 지원을 많이 해줘서 우승까지 가능했다. 올해 시즌 들어가기 전에 전지훈련을 떠나 경기를 많이 펼쳤다"며 "연습경기로 선수들의 감각이 올라와 학교 측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팀 분위기도 좋다. 팀플레이를 위해 서로 대화와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성적이 나오기 시작한 이후부턴 팀 전체적으로 욕심이 생겨 너도나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팀 내에서 경쟁력이 생긴 점도 선수들 간 자극 요소다.
활기찬 분위기와 반대로 고충도 있다. 비인기 종목으로 불리면서 대중화되지 않은 탓에 선수 수급이나 지원 환경이 열악해서다. 대전에서 여자 소프트볼 고등부 팀은 대전전자디자인고가 유일해 연습 경기를 펼치기도 쉽지 않다.
장 감독은 "우승을 해도 주변에서 인지도가 있지 않다 보니까 큰 영향을 받지 않는 느낌"이라며 "아이들이 열심히 운동하고 있는데 인지도가 좀 생겨서 관심이 모였으면 하는 부분이 아쉽고 속상할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그런데도 선수들은 그저 소프트볼이 좋고 즐겁다. 팀의 주장인 기태화(3학년) 선수는 "힘들어도 다 같이 연습을 하면 재밌고 처음 우승을 해보니까 정말 기분이 좋았다"며 "소프트볼 선수로 '이 선수는 진짜 잘하는 선수구나' 하는 소리가 나오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팀은 올해 123학년이 골고루 분포되면서 강팀으로 불리고 있다. 3학년이 주가 돼 경기를 이끌고 신입생과 2학년이 뒤를 잘 받쳐주면서 빼어난 팀워크를 과시했다. 선수들은 현재 분위기를 다음 대회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대전전자디자인고의 다음 목표는 전국체전이다. 우승후보로 불리는 만큼 방심하지 않고 전력투구하겠단 각오다. 부상도 중요요소다. 장 감독은 "전력이 빠지지 않으려면 부상을 피해야 한다. 이번 시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감독뿐 아니라 선수들도 '우승'을 목 놓아 외쳤다. 한 선수는 "이번에 우승한 만큼 분위기를 몰아서 친구들과 제일 중요한 전국체전에서 우승하고 싶다"며 "다 같이 열심히 하면 할 수 있고 꼭 우승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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