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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지역주택조합’이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부터 우후죽순 난립했지만, 실제 사업이 제대로 되는 곳이 없다는 점에서 시선이 곱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청사진과 대형 건설사 브랜드를 내세운 마케팅 전략으로 투자자 모집에 나서고 있어 주의 깊게 검증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사업 움직임이 있는 곳은 동구 낭월동과 중구 유천동 등 2곳이다.
우선 재개발사업 예정지인 낭월1구역에 1월 초 지역주택조합 방식을 검토중인 시행사가 지주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현재 낭월동 오투그란데 맞은 편에 건축자재전시관을 짓고 있다.
낭월 1구역을 재개발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개발하려면 먼저 정비예정지구 해제를 해야 한다. 해제를 위해서는 주민공람에서부터 대전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절차를 거쳐야 한다. 해제 후에도 지역주택조합 설립 신고를 위해서는 지주동의 80%와 조합원 모집 50%가 필요하다.
낭월지구 지주 A 씨는 "대전에서 지역주택조합으로 추진하던 사업들이 잘 안된 곳이 많다보니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아직 정비구역도 해제가 안됐고 해서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 유천동 도시환경정비구역은 사업 진도가 빠르다.
위치는 유등천변 유등교 사거리 인근 버드내 아파트와 서남부터미널 사이다. 최근 재개발구역 해제 절차를 진행중이며 지역주택조합법(타법)을 적용해 '동양파라곤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을 위한 추진위를 발족했다. 유성온천역 부근에 홍보관을 완공하고 지역주택조합 조합원 모집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업 관계자는 “5월쯤 정식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구청 측은 "주민동의율 50%를 받고 정비구역 해제신청이 들어옴에 따라 이번 주 도시계획심의위가 열릴 예정이다. 해제까지는 적어도 3~4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며 "지난해 6월부터 법이 변경돼 지역주택조합원 모집은 구역 해제가 결정된 이후부터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주택조합 방식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조합원 모집을 위해 대대적으로 홍보에 나서지만, 막상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유성구 학하동 A5 블록에 조성하겠다던 '이안 유성 에코시티'다. 지난해 지하 1층~지상 27층까지 419세대를 짓겠다며 홍보관까지 지어 조합원 모집에 열을 올렸지만, 지금은 사업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알려진 것은 없다.
가수원 새말지구에 들어선다던 '가수원역 메트로시티'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정림동 우성아파트 건너편 쪽으로, 3500여세대의 대규모 아파트를 조성하기 위해 1차 1200여 세대 조합원 모집에 나섰지만 이후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대덕구 읍내동 대우 이안 아파트도 지역주택조합으로 추진됐다. 2014년 홍도동에 홍보관까지 지어 888세대 분양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소식이 끊긴 지 오래다. 인근의 회덕 스타시티 역시 마찬가지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쉽게 말해,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을 모집해 조합원이 낸 돈으로 아파트를 짓는 사업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조합원 가입하려는 실수요자는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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