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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공신과 정치권 인사의 ‘요직’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만큼, 공공기관과 대덕특구 정부출연연구기관 상임감사직은 ‘낙하산’ 논란에서 빗겨간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 사람을 쓰겠다’는 논공행상을 차단할 수 없는 데다, 감사 자리를 출연연 사정을 잘 아는 전직 관료나 회계사 등 전문직으로 채울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최고 대우를 받는 상임감사에 대한 예우를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감사는 기관장을 견제하는 역할이지만, 기관장급 대우를 받는 만큼의 책임과 역할은 사실 없다. 대부분 2년의 임기 동안 감사 역할보다는 다른 요직으로의 이동을 위한 휴식기로 치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관의 ‘넘버2’라는 지위를 남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도 재산정할 필요성이 있다.
2017년 기준 출연연 상임감사의 평균 연봉은 1억 5000만원 수준이다. 지위를 막론하고 고액 연봉에 의전까지 보장되는 상임감사직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여기에 상임감사에 적합한 인물을 내정하라는 주문도 포함된다.
출연연의 경우 연구기관의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감사 업무를 주도할 수 있는 인물을 선호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사업까지 상임감사의 업무로 이관되면서 내부 분위기를 잘 아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출연연 관계자는 “상임감사는 또 다른 기관장이라 불릴 만큼 직위나 대우가 남다르다. 최근에는 회계나 감사 시스템이 대부분 전산체계로 바뀌면서 감사의 역할은 사실상 크지 않다”고 내부 사정을 전했다.
정부도 올해 초부터 과학기술계의 상임감사 시스템 전면 개편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정부가 제시한 대략적인 내용은 합동감사와 감사풀(pool) 지정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를 기반으로 3~4명의 감사가 합동으로 작업하거나, 감사풀의 인력을 일시적으로 배치하는 내용이다.
1기관 1인 상임감사 체계를 지속하는 것이 효율성이나 관행적으로도 옳지 않다는 판단이 밑바탕에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상임감사의 역할은 유지되지만, 계륵이 될 인물들이 상임감사직을 차지할 수 없게끔 제도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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