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이란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또는 그러한 행복을 추구하는 삶의 경향을 뜻한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쓰인 말로 노른자가 동그랗게 예쁜 달걀후라이를 만드는 일, 바쁜 출근길 때마침 멈춘 엘리베이터, 갓 구운 빵으로 손으로 찢어 먹을 때, 퇴근길 나를 반기는 택배 상자, 피곤한 하루를 정리하며 마시는 시원한 맥주의 첫 모금, 나른한 오후에 빠져드는 낮잠,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는 속옷을 볼 때, 새로 산 하얀 셔츠를 입을 때 등을 느끼는 행복과 같이 바쁜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행복을 말한다.
지난해 현재를 즐기자는 문화로 소비자들의 행복을 위한 소비와 취미생활을 즐기는 '욜로'라는 소비 트렌드가 각광을 받았다면, 올해에는 취미 등 별도의 특별함을 추구하지 않고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작은 행복과 적은 소비에 집중하는 소확행이 2018년도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예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가성비 좋은 맛집과 상품을 찾고, 집 주변에 카페 등 여가시설이 가까운지를 집 선택 기준을 여기는 등 젊은 세대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하고 있다.
이런 삶의 방식은 우리나라에서만 유행하는 것은 아니다. 표현만 다를뿐 다른 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개념이 있다. 스웨덴에서는 적당한, 충분한, 딱 알맞은 이라는 뜻을 가진 '라곰(lagom)'으로 소박하고 균형 잡힌 생활과 공동체와의 조화를 중시하는 삶의 경향을 의미한다. 프랑스에서는 고요한, 한적한, 조용한 이라는 뜻을 가진 오캄(au calme)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마음과 몸이 편안한 상태 또는 그러한 삶을 추구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덴마크에서는 웰빙을 뜻하는 노르웨이 단어에서 유래했으며, 가족과 친구들과 단란하게 모여 있는 편안하고 기분 좋은 상태를 뜻하는 휘게(hygge)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소박한 삶의 여유를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는 천천히 가더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제대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지만 여전히 빨리 빨리 문화를 지배하고 있어 행복이라는 단어가 잊히기가 점점 쉽다. 바쁜 일상 속에서 남들에게 보여주기식 삶보다는 가족과 함께 시간 보내기, 늦잠자기 등 작지만 쉽고 오로지 나만을 위한 일상의 행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오늘 밤 잠들기 전 나의 소확행에 대해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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