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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 현재 한남대 국어국문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완하 시인이 그 두 단어가 만난 제목으로 여섯 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다수의 시집으로 인간의 존재론적 조건에 대해 탐구해 온 시인은 이번에도 깊은 우물 같은 서정의 샘에서 인간의 숙명에 대한 숙고를 끌어올렸다.
해설을 쓴 송기한 문학평론가는 "'집 우물'은 제목도 그러하거니와 시집의 1부 역시 고향, 안성, 아버지와 같은 지상적인 것으로 되어 있다. 이런 소재들은 경험의 차원에서 형성되는 것이기도 하거니와 모두 근원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니 그의 시선들이 하늘이 아니라 땅, 보다 정확하게는 자신을 만들어낸 공간으로 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평했다.
표제작 '집 우물'에서 시인의 시선은 유년의 집과 우물에 가닿고 나아가 농경문화의 한 단면을 복원시켜 우리 앞에 아름다운 이미지로 재현하고 있다. 시인은 단순히 과거의 고향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적 상상력을 통해 기억을 재구성함으로써 현재의 처지를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시인은 책을 통해 '이제야 시를 알 것 같은 느낌, 그러나 펜을 들면 다시 막막해지는 기분…(중략)…이 봄에 다시 내 시의 봄으로 돌아가 처음 시를 쓰던 그 순간의 감격과 설렘으로 새로이 시작하려 한다'고 한 마디를 건넨다. 기억과 상상의 우물 속, 시의 샘물로 메마른 마음을 축일 수 있는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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