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수 편집부 기자 |
5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2선발'급 활약을 펼치더니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두며 LA다저스를 위기에서 구하고 있다.
류현진은 22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워싱턴과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8K를 거두며 팀내에서 가장 먼저 3연승 고지를 밟았다. 전날 '에이스' 커쇼가 워싱턴 타선에 4실점하며 무너졌지만, '2선발' 류현진이 대신 설욕했다. 현재 기록상으로는 다승, 방어율 모두 팀내 최고다.
무실점 완벽투였다. 다만 3,4번 중심타자에게 볼넷 3개를 허용한 것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이는 전날 커쇼에게 대량 득점을 뽑아낸 화력을 의식해 초구부터 볼을 던지며 심리전을 걸었던 이유로 분석된다.
평균자책점도 1.99로 크게 낮췄다. 1점대 방어율은 팀내 선발중 류현진이 유일하다. 승리 운이 따르지 않았던 커쇼도 1점대 방어율은 유지하고 있었지만, 전날 4실점하며 평균자책점이 2.45로 올랐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는 3회가 최대 위기였다. 류현진은 스트라스버그를 1루 땅볼 처리한 뒤 터너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켄드릭을 좌익수 뜬공 처리했으나 하퍼, 짐머맨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2사 만루에 몰렸다. 그러나 류현진은 시에라에게 커터를 던져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4회에는 삼자범퇴를 이어갔고 이후에는 무난하게 7이닝을 소화했다.
류현진은 지난 11일 열린 오클랜드전 무실점 승리부터 17일 샌디에이고 6이닝을 2실점까지,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이어가고 있다. 본인 스스로는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3경기 연속으로 8개 이상의 탈삼진 잡아내며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애리조나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4이닝을 못 채운 체 조기 강판된 이후 '5선발 자리도 위태롭다'는 부정적인 여론을 완전히 잠재웠다. 팀내 선발진이 상대적으로 부진하기도 했지만 현재로선 '2선발'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미국 현지에서도 어깨 수술 전의 기량을 찾았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 4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추운 겨울을 버텨낸 류현진에게 봄이 왔다.
김흥수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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