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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자들의 무한 경쟁을 조장하는 PBS와 개인평가제도, 연구기관을 획일적으로 평가하는 기관평가제도 등 출연연의 발목을 잡는 문제점들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연구환경의 변화를 촉구하는 의견들은 ‘제51회 과학의 날’을 기점으로 곳곳에서 발표됐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은 그 중심에서 과학기술 현장의 목소리를 가장 크게 대변했다.
국가과학기술시스템 개편과 연구목적기관 지정, 임금피크제 폐지 등 7대 정책요구안을 제시했다.
연구현장을 가장 황폐화 시킨 제도는 ‘PBS(연구과제중심제도)’다.
PBS는 출연연에 안정적으로 지급되던 인건비와 경상비의 일부를 출연연 스스로가 연구과제 수행을 통해 직접 벌어와야 하고, 경쟁체제를 통해 개별 출연연에 연구과제를 연구비로 지급하는 제도다. 목표는 출연연의 연구경쟁력 제고였지만, 실상은 수탁과제 수주에 혈안이 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여기에 늘어나는 수탁과제를 수행하는 비정규직이 대거 양산됐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연구사업과 인력구조에 심각한 폐해를 초래하는 만큼 문재인 정부는 PBS 폐지를 검토 중에 있어 연구현장의 기대감이 크다.
공공연구노조는 “PBS 폐지돼야 한다. 폐지에 따른 능률성과급 제도를 개선하고, 공공적 목표를 가진 연구사업을 포함 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목적기관을 제대로 지정하라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한 연구목적기관 개정안은 법률상으로 ‘설치할 수 있다’에 머물고 있어 9월 시행을 앞두고 어느 기관을 지정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연구기관의 특수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만큼 연구(활동)를 포함하고 있는 모든 기타공공기관을 연구목적기관으로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실패한 정책인 임금피크제는 폐지하고, 65세 정년 환원 보장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담겼다.
공공연구노조는 “임금피크제는 노동조건 하락과 연구원 사기 저하를 초래했다. 우수 연구원 정년 연장은 연구현장의 직종 간, 세대 간 갈등으로 작용해 조직의 결속과 통합에 상처를 남겼다. 정년 환원과 신규채용 확대로 출연연의 안정적 연구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연연 연구현장의 목소리에 정부도 응답했다.
20일 문재인 대통령은 “마음껏 연구하고 사업할 수 있도록 혁신성장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말했고, 이진규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PBS 폐지 용역이 착수했다”며 연구현장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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