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세계 단위의 역사 우리 기술로

  • 경제/과학
  • IT/과학

[과학의 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세계 단위의 역사 우리 기술로

  • 승인 2018-04-19 17:36
  • 신문게재 2018-04-20 14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표준연
KRISS 열유체표준센터 양인석 책임연구원이 음향기체온도계를 이용하여 열역학적 온도 측정 연구를 하고 있다
단위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다. 피라미드를 만들 때 사용했던 인류 최초의 단위 ‘큐빗(cubit)’은 팔꿈치부터 손가락 끝까지의 길이를 기준으로 삼았다. 과거 신체를 이용했던 단위는 인류가 발전하면서 지구의 거리와 같은 자연에서 척도를 얻었고, 19세기부터는 첨단 과학기술을 접목해 정확도를 높여가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그럼에도 여전히 완벽하지 않은 단위 불변의 진리를 정립하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올해는 단위 역사상 최초로 4개 단위인 킬로그램, 암페어, 켈빈, 몰의 정의가 한 번에 바뀐다. 이 가운데 켈빈(K, 온도) 정의의 마지막 실타래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풀었다.

단위의 정의가 특정한 물질에 의존하는 경우 문제가 됐다. 바로 켈빈이다. 현재는 켈빈을 정의하려면 물이 있어야 한다. 물이 얼음(고체), 물(액체), 수증기(기체) 상태로 동시에 존재하는 고유한 온도를 물의 삼중점이라고 한다. 물의 삼중점은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는 상태 중 가장 정확하고 재현성이 우수해 지금까지 온도를 정의하는 기준으로 사용돼왔다.



과학자들은 물이라는 물질의 성질을 이용해 온도를 정의하는 것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래서 에너지와 온도를 연결하는 기본 상수인 볼츠만 상수(k)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현재 볼츠만 상수를 측정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은 음향기체 온도계다. 영국과 프랑스의 표준기관은 이를 이용한 결과를 발표했지만, 백만분의 1보다 나은 정확도를 주장했지만 두 결과 간에 백만분의 3의 차이가 발생했다.

표준과학연구원 열유체표준센터 양인석 책임연구원은 이와 같은 오류가 측정에 이용하는 기체인 아르곤의 평균 분자 질량을 측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가정했다. 프랑스와 영국 표준기관에서 실험에 사용한 아르곤 시료를 받아 기체시료의 동위원소 구성비를 정밀 측정했다. 이 결과 영국 아르곤의 평균 분자가 실제보다 백만분의 3 높게 측정됐음을 밝히며 마지막 난관이었던 불일치 문제가 해소했다.

결국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우리 기술로 볼츠만 상수의 국제적 불일치를 해결했다. 세계적인 선진 표준기관에서 측정한 결과의 최종 심판자 역할을 수행한 셈이다. 켈빈 재정의는 올해 11월 최종 결정된다.
이해미 기자
표준연1
표준연2
SI 단위 재정의를 알리기 위해 제작한 SI Illustration - 해당 단위를 정의하는 상수 포함(BIPM 제공)
표준연3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보유하고있는 물의 삼중점 셀. 얼음과 물, 수증기가 공존하는 상태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조국혁신당 세종시당, '내홍' 뚫고 정상화 시동
  2. 대전서 개최된 전 세계 미용인의 축제
  3. 세종시, 2025년 '규제혁신+투자유치' 우수 지자체 영예
  4. 대전인자위, 지역 인력수급 변화·일자리 정책 방향 모색
  5. 제2회 국민통합포럼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조건과 국정리더십의 과제
  1. 보이스피싱에 속아 빼앗긴 3900만원 대전경찰이 되찾아줘
  2. '스포츠세종 포럼' 2025년 피날레...관광·MICE 미래 찾기
  3. 국립세종수목원, 지속 가능 경영...피나클 어워드 은상
  4. 가짜뉴스의 폐해와 대책 심포지엄
  5. 조상호 국정기획위원, 내란 척결 촉구....세 가지 대안 제시

헤드라인 뉴스


트램 1900억 세종의사당 956억…충청 성장판 놨다

트램 1900억 세종의사당 956억…충청 성장판 놨다

이재명 정부 첫 예산안에 대전 트램 1900억원, 국회 세종의사당 956억원, 대통령 세종집무실 240억원 등 충청 현안 추진을 위한 국비가 각각 확보됐다. 또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사업 547억원, 청주공항 민간활주로 5억원, 세종지방법원 10억원도 반영됐다. 충청권 각 시도와 여야 지역 의원들에 따르면 전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728조원 규모의 2026년 정부예산안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충청권 현안 사업이 포함됐다. 어느 때보다 치열한 예산 국회 속 충청권이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 대한민국 호(號) 신성장 엔진 도약..

[르포] 일본의 가락시장 도요스, 유통 시스템은 정반대?
[르포] 일본의 가락시장 도요스, 유통 시스템은 정반대?

우리에겐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동해를 사이에 둔 지리적 특징으로 음식과 문화 등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다. 양국 모두 기후 위기로 인해 농산물의 가격 등락과 함께 안정적 먹거리 공급에 대한 요구를 받고 있다. 이에 유통시스템 개편을 통한 국가적 공동 전략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중도일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관한 4박 5일간의 일본 현장 취재를 통해 현지 농산물 유통 전략을 살펴보고, 한국 전통주의 새 활로를 모색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도요스 중앙 도매시장의 정가 거래..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기획] '인삼의 고장' 금산의 지방소멸 위기 해법 '아토피 자연치유마을'

지방소멸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남 금산군이 '아토피자연치유마을'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국 인삼의 80%가 모이며 인구 12만 명이 넘던 금산군은 산업구조 변화와 고령화, 저출산의 가속화로 현재는 인구 5만 명 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금산군은 지방소멸 위기를 '치유와 힐링'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아토피자연치유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공동체를 만들고 '아토피·천식안심학교' 상곡초등학교를 중심으로 금산에 정착하고 있는'아토피자연치유마을' 통해 지방소멸의 해법의 가능성을 진단해 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양자 산업화 전초기지 ‘KAIST 개방형 양자팹’ 첫 삽

  •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강추위에 맞선 출근길

  •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 고사리 손으로 ‘쏙’…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