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수 편집부 기자 |
류현진이 지난 시즌의 부진을 완벽하게 털어냈다.
LA 다저스의 '5선발' 류현진이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트리스 원정경기에서 6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내며 시즌 2승을 수확했다. 11일 열린 오클랜드전 무실점 승리에 이어 2연속 퀄리티스타트(QS,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이어가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물론 동료들의 화력지원도 큰 도움이 됐다. 2회말 크리스티안 빌라누에바에게 투런포를 맞으며 흔들리기도 했지만, 3회초 공격에서 팀 타선이 5득점을 올리며 안정감을 되찾았다. 본인 스스로는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이날은 위협적인 투구로 상대를 하나씩 제압해 나갔다. 이날 단 한 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고 거둔 9개의 탈삼진이 이를 증명한다.
가장 주목해야할 부분은 구종의 변화다. 이전 경기까지 변화구에 주력했다면 이날은 포심 패스트볼을 51개나 던지며 직구 비중을 50% 이상 늘렸다. 이는 류현진이 어깨 수술 후 자신의 구속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얘기다. 다양한 변화구로 선택의 폭을 넓혀 얻는 점도 있지만 역시 투수는 기본기인 직구가 좋아야 한다는 진리를 재확인했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이날 2실점으로 다소 올랐지만 2.87로 팀내 선발중 3위다. 또 팀내에서 가장 먼저 2승 고지에 올랐고, 성적만 놓고 본다면 류현진보다 잘 던진 선발 투수는 1점대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 뿐이다.
애리조나와의 시즌 첫 경기에서 4이닝을 못 채운 체 조기 강판된 이후 '5선발 자리도 위태롭다'는 부정적인 여론을 스스로 잠재웠다. 커쇼를 제외한 선발진이 상대적으로 부진하기도 했지만 현재로선 '2선발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미국 현지에서도 수술 전의 기량을 찾았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2승을 거둔 상대팀 타선의 무게감이 조금 떨어진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앞서 애리조나에게 얻어맞고 마운드에서 내려온 아픈 기억있다. 더 두고 볼 일이다.
이제 시즌 초반이다. 어깨수술로 길고 긴 재활훈련을 성실히 끝낸 류현진의 성공을 빌어본다.
김흥수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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