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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특구 정부출연연구기관 기관장들이 중도 사퇴하면서 또다시 공백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 2월 장규태 생명공학연구원장 돌연 사퇴한 후 3월에는 조무제 연구재단 이사장 사의를 표명했고, 이달에는 신중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까지도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1월 7명의 신임 기관장 선임 이후 출연연은 다소 안정기로 접어든 모습이었다. 비정규직 문제를 풀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가 있었고, 각 기관의 방향성도 잡히는 듯싶었다. 그러나 석 달 만에 또다시 기관장 공석이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기관장 사퇴로 가장 바빠지는 곳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다.
7명의 신임 기관장을 내정한 지 세 달도 채 안 돼서 또다시 원장직 공모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원장직과 함께 상임감사직까지 공석인 곳이 다수기 때문에 동시에 선임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 NST는 적어도 작년 10월부터 4월 현재까지 쉴 틈 없이 기관장 공모와 내정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NST는 16일 마감되는 생명연 원장 공모 초빙 이후 연구재단과 지질자원연 원장도 초빙해야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관장 중도 사퇴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이 대다수다 보니, 앞으로 도미노처럼 사퇴가 이어질 것이라는 추측이 우세하다.
2015년 내정돼 올해 12월 임기 만료를 앞둔 이상훈 ETRI 원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2016년 말과 2017년 초반에 내정된 기관장이 많다. 임기가 3~5년으로 다양하지만 대부분 2020년 이내까지 임기가 이어진다.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이상의 임기가 남아 있는 상태다.
출연연 내부에서는 전 정권의 그림자가 또다시 출연연을 흔들 수도 있다는 우려감에 휩싸이고 있다. 기관장이 공석일 경우 비정규직 전환, 연구과제중심제도(PBS) 폐지, 매봉산 개발 등 다양한 현안이 지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출연연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면 으레 기관장이 교체됐다. 수많은 현안에 출연연이 발목 잡혀 있는 만큼 줄사퇴가 아닌 순차적인 교체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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