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너무 착한아이, 죽음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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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톡] 너무 착한아이, 죽음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는 엄마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

  • 승인 2018-04-13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2살 딸아이를 키우는 맘입니다. 최근 가장 가까운 사람을 교통사고로 보내야 했고, 저 또한 10년 전에 아이를 가졌지만, 원치 않는 유산의 경험을 해야만 했어요. 다시 10년 만에 예쁜 딸을 가졌구요. 요즘 제가 산후 우울증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너무 착한 딸을 먼저 떠나보낸 아이가 떠오릅니다. 그 아이도 있었으면 엄청 착하고 예쁠텐데 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요즘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어 보입니다. 주변 환경의 영향으로 과거의 일이 마치 현실에 머물러 있는 듯 합니다. 저희 언니가 똑같은 경험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건강에 대한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주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해볼 때가 많습니다. 가까운 지인의 죽음을 맞이할 때도 있었습니다. 너무 많이 힘들었습니다.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서 한 참 동안은 아무 일도 못할 때도 있었구요. 저 또한 '잘 죽고싶다' 란 생각과 기도도 하기도 합니다. 또한 지금 현재 2살 따님이 착하고 예쁘니, 위에 언니나 오빠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오죽할까 라는 마음에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공감되지 않을 글이 될 수 있지만, 영화를 통해 '가족 사랑'에 대해 간단히 글을 써 내려갈까 합니다.

굿바이ggg
영화 <굿바이>의 원작은 <떠나보내는 사람>이란 제목에서 의미심장함을 나타내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 첼로리스트 다이고는 자신의 직업인 첼로리스트를 환경의 어려움 속에서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새로운 직업을 구하는 어느 날, 구인광고에서 '여행도우미'라는 광고를 보고 찾아간 곳은 염습사라는 직업이었다.



장례절차 중 일부인 시신을 염습하고, 화장하여 관에 넣는 일을 대행해 주는 업체에서 염습사로 직업을 전환하게 된다. 아내의 비난을 받으면서 시작했던 일. 다이고는 이 일을 통해 천한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다이고는 세 종류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삶을 투영하고 있다.

첫 번째 다른 사람의 배우자의 죽음, 두 번째 목욕탕 주인아주머니의 죽음(친구 어머니의 죽음), 세 번째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직접 장례절차를 돕게 된다. 죽은 사람을 위해서 염을 하는 것은 영원의 미를 추구하는 것으로, 냉정하고 정확하게 무엇보다 고결함과 숭고함을 의미하는 절차이다. 떠나보내는 준비를 도와주면서 가장 예쁜 모습으로 화장을 해준다. 다이고의 행동 하나하나가 정성스럽고, 말 그대로 고결함을 느끼게 한다.

세 번째 아버지의 죽음에서 아버지를 잘 기억하지 못하는 다이고. 직접 염습을 하면서 아버지 손에 꽉 쥔 돌편지를 보면서 아버지의 흐릿했던 얼굴이 점점 선명해지면서 흘리는 눈물. 그 눈물에서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숙명처럼 과거의 추억과 사랑이 오버랩되면서 마음의 슬픔의 물결이 출렁인다.

돌편지를 서로 전달하면서 가족의 대한 그리움으로 간직한 자기마음을 닮은 돌. 돌에서 느껴지는 감촉과 무게로써도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라는 것이다. 그것을 주고받는 것을 '돌편지'라 말했다.

죽는다는 건 헤어짐이 아니라, 다음 세상을 맞이하는 문이다. 죽음은 헌 것을 새것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사람으로 남을 것인가.

사랑한다는 말보다 아름다운 인사 '굿바이'. '굿바이' 인사의 억양에 따라 감정에 따라 듣는 사람에게 투사되는 부분은 매우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준다.

굿바이111
영화 굿바이 중 한 장면
잘 사는 것 보다는 '잘 죽고 싶다'라는 것이 바람으로 존재하는 사람도 있다. '죽음만큼 다른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건 없다'라는 것에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눈물이 맺히는 이유는 무얼까.

삶과 죽음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같은 선상에 존재한다. 집 옆에 무덤이 있는 나라 프랑스에서도 죽음은 늘 삶 속에서 존재한다는 것을 생활 속에서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최고의 유산은 좋은 추억이다. 늦기 전에 사랑하는 가족과 또는 연인과 최고의 유산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 보고 싶은 사람, 못 다한 말들을 지금이라도 시작하면 어떨까. 또한 출산준비, 입학준비, 취업준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준비를 하면서 죽음에 대해선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가. 또한 지금 이 순간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서로 다른 질문 같으면서도 항상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루이스 브란데이즈라는 영국의 교육 철학자는 '단 한번 밖에 없는 짧디 짧은 인생, 그 소중한 시간을 왜 내가 원치 않는 일에 허비하겠는가?' 라고 했다. 호스피스 병원에서 환자들을 바라보면서 봉사자들은 이런 말을 한다, '승리하세요.' 한 순간이라도 마음의 준비가 참으로 소중함을 일깨우게 한다.

N.H.클라인바움의 『죽은 시인의 사회』 라는 책을 보면 자신 없고 무기력하기만 했던 토드 앤더슨은 키팅 선생을 만난 뒤부터 활기차고 자신감 넘치는 자신으로 만들어갔다. 닐의 자살을 통해 '부모님이 원하는 것을 하던 삶'에서 '자기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삶'으로 스스로 전환하는 관점에서 많은 의미를 시사하기도 한다. 지금 이 순간, 선택하는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 될 것이다.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는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박경은 대표와 한국지문심리상담협회 김종진 원장이 격주로 칼럼을 게재하는 가운데 '심리'의 창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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