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와영희 제공 |
어린이들은 직업에 대해 생각했을 때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 가수라는 직업에 대해선 '무대 위에서 박수를 받으며 노래하는 인기인' 이라는 느낌을 갖는다. 화려한 무대 뒤의 장시간 반복되는 음반 녹음, 안무 또는 악기를 익히기 위한 꾸준한 연습, 공연을 위한 이동 등 필요한 '노동'은 구체적으로 그 직업을 준비하게 된 후 깨닫게 된다. 어린이들에게 노동은 와 닿지 않는 이야기다.
한국에서 노동이란 단어는 부정적이다. 국어사전에서는 노동을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라고 정의하지만 많은 어른들이 노동을 '되도록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고 인식한다. 한자를 사용하는 모든 나라는 5월 1일을 '노동절'이라고 부르는데 한국만 유일하게 '근로자의 날'이라고 부르며, 일하는 사람을 일본이나 중국은 '노동자'라고 쓰는데 한국에서는 굳이 '근로자'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동자이거나 노동자의 가족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노동'을 자신과 관계없는 '남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한국 사회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 성공회대학교 노동대학 학장을 거쳐 지금은 성공회대학교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하종강 저자가 펴 낸 '선생님, 노동이 뭐예요?'는 아마도 이런 어른들을 따라 노동을 부정적인 것으로 생각하게 될 대한민국의 아이들을 위한 '노동'과 '노동 인권'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
노동이 언제 왜 생겨났는지, 공부도 노동인지, 선생님이나 연예인도 노동자인지, 노동자와 근로자의 차이가 무엇인지, 우리나라에 비정규직이 왜 이렇게 많은지 등 노동에 관해 어린이가 궁금해 할만한 41가지 질문과 답변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저자는 어린이가 노동의 의미와 노동의 중요성에 대해 올바르게 알아야 '노동'이 존중되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일하지 않고 태어날 때부터 가진 돈을 누리는 금수저를 부러워하고, 비정규직이 차별받는 걸 아직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시대. 아이들이 노동을 자본이나 능력이 없어 억지로 해야만 하는 것으로 인식하지 않고, 세상 모든 직업이 소중하다는 걸 느낄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 줄 책이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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