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대전동산중·고등학교 탁구팀. 이 팀은 사단법인 행촌학원 손영화 이사장의 탁구 열정으로 2000년 4월 20일 동산중을 시작으로 창단됐다. 이후 동산중을 졸업한 학생들이 동산고로 진학하면서 2001년 4월 21일 동산고 탁구 팀까지 만들어졌다.
동산고는 작년까지 전국체전 4연패를 기록하는 쾌거를 거뒀다. 종목을 불문하고 대전에서 최초다. 또 지난 3월에 열린 제56회 전국남녀학생종별대회에선 동산중과 동산고가 동반 우승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선수들을 지도하는 권오신 감독은 '탁구사관학교'로 불리는 이유로 학생 선수들의 열정을 꼽았다. 권 감독은 "학생들이 정말 탁구를 즐기면서 하는 것 같다"며 "9시에 야간 훈련이 끝나는데 자발적으로 개인 훈련을 하는 선수들도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의 지원도 큰 영향을 줬다. 권 감독은 "탁구를 희망하는 선수들을 위해 학교 측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이사장님이 사비까지 털어서 지원한 결과로 체계적인 시스템이 확립이 되고 나아가 외부에서도 탁구 때문에 입학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손영화 이사장은 "아이들이 항상 꿈과 비전을 갖고, 즐겁고 건강한 마음과 정신을 유지했으면 한다. 탁구선수로서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미래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아이들은 탁구를 하는 게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이사장의 마음 때문일까. 동산중·고 탁구 선수들은 봉사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인성을 확립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기 위해서다. 선수들은 사랑의 연탄배달 행사, 어른들과 고기 꿔 드리기, 쌀 기부 등 선행을 베풀고 있다.
이를 두고 차종윤 코치는 "저희 아이들이 인성도 좋고 예의범절 등 마음 씀씀이가 예쁘다"며 "좋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훌륭한 선수는 인성이 중요한 만큼 아이들의 인성을 잘 다듬고 잡아주는 것도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강한 동산중·고 탁구팀이지만 감독과 코치는 걱정이 앞선다. 전국대회에서 높은 성적을 유지해 온 만큼 '우승후보'라는 꼬리표가 따라오면서다. 그에 맞는 결과에 대한 부담감도 상당하다고 했다.
감독과 코치는 선수들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부담을 극복하고 있다. 권 감독은 "아이들을 정상에 세우기 위해 아이들을 다그칠 때가 마음이 아플 때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학, 실업팀 진학 뿐 아니라 탁구를 직업으로 삼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지금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오는 16일에 펼쳐지는 제64회 전국남녀종별선수권탁구대회에 출전하고 오는 5월 제47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우승을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린다. 탁구를 즐기고 사랑하는 선수들의 미래를 응원한다. 조훈희 기자 chh79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