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붕준(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대전 MBC보도국장.뉴스앵커) |
거의 30여 년 전! 달랑 2명이 순번제로 근무하던 때로 기억한다.
당시 선배와 함께 보도국을 지키면서 휴일근무를 할 때다.
휴일근무는 한가해 기자가 직접 뉴스를 진행하고, 뉴스 시간이 될 때까지 소파에 반쯤 드러누워 텔레비전을 보기도 한다.
그런데 이게 웬일? 뉴스 시간이 다가오는 것을 깜빡했다.
전화벨이 울려 받으러 가니 벨 소리가 중간에 끊긴다. 당시는 발신자 표시가 표시되지 않을 때다.
"에이 귀찮게 어떤 者(놈 자)가 전화를 걸다가 말아?"
방송 스탠바이 3분 전인데도 생방송 하는 주조정실에 기자가 나타나지 않으니 엔지니어가 수차례 전화한 것이다.
당시 선화동 사옥(지금은 아파트)은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하고선 '온 에어' 10초 전 탁자 위 뉴스 원고를 무조건 들고 2층으로 뛰어 올라간다.
"5시를 알려드립니다. 띠띠띠 똥!" 방송과 동시에 스튜디오에 앉는다. 하지만 뛰느라고 '헉!헉!' 숨을 몰아쉰다.
시보가 끝난 후 바로 "5시 뉴스입니다"로 시작해야 정상이지만 숨이 차 '헉!헉!' 5시(호흡이 어려워 화난 언성) 까지만 내레이션하고 또 '헉!헉!' 숨을 몰아쉬면서 "뉴스를 헉! 전해드립니다. 헉!"
결국 뉴스 시간 5분도 다 채우지 못한 채 방송을 서둘러 종료했다.
마침, 입사 동기 엔지니어를 만나는 행운으로 SB(각종 공익캠페인 등)로 부족한 뉴스 시간을 때운(?)다.
밖에서 귀사했던 선배도 모니터하지 못한 듯 "수고했어! 이제 퇴근해!"
"방송 실수는 용서할 수 있어도 방송현장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는 수습 시절 선배의 명언(?)에 '헉!헉!' 숨을 몰아쉬며 스튜디오를 사수(?)했으니 다행일까? 박붕준(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대전 MBC보도국장.뉴스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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