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 긍정의 언어도 습관이다

  • 오피니언
  • 교단만필

[교단만필] 긍정의 언어도 습관이다

  • 승인 2018-04-08 09:04
  • 우창희 기자우창희 기자
사진-김현수
김현수(대전봉산초 교장)

현관 신발장을 열면, 필자가 유독 좋아하는 신발이 한 켤레 있다.

몇 년 전부터 신었던 캐주얼화인데 디자인이 멋져서 지금도 즐겨 신는다. 신발 매장에서 처음 봤을 때는 앞쪽에 끈이 없고 막혀있어서 답답하고 무척 불편할 것 같아 보였다. 직원의 권유로 몇 번이나 신발을 신어보면서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가 '신발의 옆모습이 무척 독특하고 멋지다' 라면서 전체적인 디자인이 좋다는 의견을 냈다. 결국 이 말은 망설이는 필자에게 선택의 결정타였다. 아내는 신발의 전체적인 디자인을 생각했던 것 같다. 그제서야 옆면의 줄무늬 장식과 적당히 경사진 밑창, 뒤꿈치까지 말아 올린 다이나믹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민숭민숭한 앞부분과 역동적인 옆모습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지금도 그 신발은 여전히 디자인이 멋지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는 매번 의사결정을 하면서 산다. 무언가를 결정할 때 혼자의 생각보다는 공동의 생각으로, 다양한 측면을 고려하면서 결정할 때 효율성이 높을 것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의 생각을 모으고, 설득하는 대부분의 토의·토론과정은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거나 타당성을 강조하는데 중점을 두기 쉽다.



때로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을 수용하는데 무척 인색하기도 하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부정적 비판이나 반대의견으로 생각하기 쉽다. 비록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의견일지라도 긍정적 입장으로 반영하고자 한다면, 필자의 옛 기억처럼 신발 앞부분의 불편함이라는 고정된 시각에서 벗어나게 해 준 의견으로 인해 탁월한 선택 효과가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여러 유형의 적극적인 토의·토론 수업방식을 활용한 '의사소통 역량'과 '공동체 역량'의 함양을 핵심적 가치로 설정하고 있다.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며, 공동체의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가치와 태도를 가지고 공동체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역량을 강조하는 것이다.

요즘은 학교에서도 민주적 의사결정의 상징으로 학부모와 교직원이 함께하는 각종 위원회가 많이 열린다. 그 동안 학교중심의 일방적 의사결정을 탈피하고, 학부모와 학생의 입장을 적극 수용하는 긍정적 공동사고를 강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각종 협의를 진행하다 보면 개인적 소견이나 일부의 의견이 마치 전체의 의견처럼 왜곡되기도 하고, 시대적 흐름에 편승한 공교육 불신의 시각으로 인해 때론 곤혹스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학교와 학부모, 서로 보는 면이 다를 수 있기에 갈등은 생길 수 있다. 조금씩만 상대의 입장으로 생각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텐데도 그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아무리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해도 다른 사람의 시각으로 한번 더 생각해보고, 사고의 폭을 넓히려 노력한다면 갈등은 그만큼 적어질 텐데 말이다.

김현수(대전봉산초 교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