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경제계를 대표할 세종상공회의소가 출항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세종기업인 34명이 모여 상공회의소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올해 2월 대전상의에서 분할승인까지 이뤄냈다.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독립 상공회의소를 출범시킨 것이다. 세종상의 출범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발전에 큰 기둥이 될 중요한 징검다리를 놨다는 의미가 있다.
이두식 이텍산업(주) 회장이자 세종상공회의소 설립 발기인회장을 만나 세종상의 출범 과정을 살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들어 보았다. <편집자주>
이두식 세종상공회의소 발기인회장이 상의 출범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저 역시 다른 지역에서 세종으로 기업을 옮긴 이주기업인으로서 미력하나마 세종발전에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독립적 상공회의소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역 기업인들의 여론은 있었는데, 누군가 이를 이끌고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기업인들과 이춘희 세종시장 그리고 관계 공무원들이 ‘이제는 지역에 상공회의소가 설립돼야 한다’는 절박성을 논의했고, 저도 이에 공감해 작년 하반기부터 직접 뛰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0월 24일 34개 기업이 모여 세종상공회의소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대전상의로부터 분할승인을 받은 2월 8일까지 숨 가쁘게 뛰었습니다. 생각보다 빠르게 분할승인을 받았고 창립총회를 거쳐 세종상의 설립인가까지 마쳤습니다. 5월 25일 임시총회를 열어 상의 회장을 선출하고 임원을 구성하면 명실상부 세종상공회의소가 완성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것입니다. 짧은 시간에 집약해서 해내 감회가 새롭고 ‘세종 이전 기업인으로서 진심으로 세종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책임감이 듭니다.
▲먼저 세종시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줘 상공회의소 설립인가가 지난 2일 신청 일주일 만에 승인됐습니다. 세종시청에 직원도 많지 않은데 업무처리가 상당히 빨랐습니다. 적극적으로 행정을 처리해준 데 대해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지역의 상공회의소가 랜드마크 차원에서 도심 중심에서 사옥 있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LH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을 뵙고 협의는 했는데, 당장은 그런 구상을 실천하기는 어려워 향후 5년 내 상공회의소 부지를 확보하고 10년 내 회관을 준공한다는 장기적 목표로 세웠습니다. 당장 지역 상공인들을 지원하고 소통할 사무실이 필요한데 마침 뜻 있는 지인이 사무실 공간을 제공해줘 행복도시 3생활권 소담동에 상공회의소 사무실을 마련하고 5월 오픈할 계획입니다.
이두식 세종상공회의소 발기인회장이 중도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세종지역에 연매출 50억원 이상의 기업이 250여개 업체가 있습니다. 올해 말까지 200개 기업을 회원사로 구성하는 게 목표이고, 5년 내 300~500개 회원사 모집할 장기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세종은 과거 대전상공회의소 관할이었고 부강면 지역은 청주상공회의소 관할이었습니다. 여기에 기존 기업인들과 수도권에서 이주한 기업인, 그리고 충청권 기업인까지 세종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었지만 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습니다. 세종상의가 본연의 업무를 시작하면 지역에 있는 기업들이 상공회의소에 동참할 것으로 봅니다. 기존 기업과 앞으로 유치될 기업인을 잘 끌어안아 모두를 대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역 기업 수가 늘어나는 만큼 상공인들의 애로사항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역 상공인들이 토로하는 어려움은 어떠한 것들이 있습니까?
▲세종은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이고 행정과 연구기관 등 모든 게 집중돼 있습니다. 또 세종시가 수도권 이전기업에 많은 혜택을 주며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적 미래 안목과 투자가치, 근로자를 구하기 쉬운 환경이 될 것으로도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기업들이 모두 공업단지나 산업단지에 정착해 주거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근로자에게 있어 세종 시내의 주택은 지나치게 부담스럽고 프리미엄 주고 매입할 여력도 안 됩니다. 그동안 살아온 환경보다 나은 환경이어야 직원들이 기업을 따라 세종으로 이주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합니다. 직원의 절반 이상이 타 도시에서 거주하며 근무시간에만 세종에 머문 후 자기의 집으로 떠나고 있습니다.
세종시가 기업도시로 발전하려면 기업유치와 더불어 관련된 종사자나 기업인이 그 지역에서 생활하면서 그 지역에서 돈을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일만 하고 잠은 다른지역에서 자는 형편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그러다 보니 일손이 부족해 사람을 구하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세종시 이전기업 근로자에게도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이 절실하다 하겠습니다.
직원을 고용하려면 기숙사가 있어야 하는 환경에 아쉬움이 큽니다. 앞으로 세종상의가 이러한 사안에 대해 정책 입안자들이 느끼도록 노력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텍산업 전경과 특수차 제작공장 모습. |
▲상공회의소가 제공하는 여러 서비스를 받았던 기업도 있고 안 받은 업체도 있습니다. 역사가 깊고 경험이 풍부한 상공회의소와 새로 출범하는 상공회의소는 그 기능에서 한계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90년 역사의 대전상공회의소와 동등하게 비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기업인들이 같이 인내하고 같이 도와서 만든다는 공감대에서 첫걸음을 떼야 합니다.
좋은 상공회의소를 만들어 100년 가는 역사를 만들자는 기업인들의 사명감도 필요합니다. ‘다른 지역은 되는데 우리는 왜 안 되느냐’ 서비스를 탓하기보다 함께 노력해 짧은 시간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세종상의 발기인회 회장을 맡아 분할승인과 창립총회까지 성공적으로 이끌어 오셨는데요. 상의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어떻게 하면 세종과 지역 기업이 함께 성장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세종에 많은 기업이 이주하고 있는데 그 만큼 많은 부분에서 갈등하고 있습니다. ‘상의 회비를 내면 나에게 무엇을 해줄 것이냐’며 혜택을 먼저 문의해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업환경이 어렵다 보니 도와달라는 표현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부족하고 힘든 것을 시정하기 위해 힘을 모아서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종지역 발전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 세종을 명품도시로 만들 것이냐는 기업인의 사명감도 있어야 합니다. 세종이 잘 되어야 우리(기업)도 성장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세종 기업인으로 가치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세종상공회의소 창립됨으로써 대전과 청주 상공회의소가 기업을 세종에 빼앗긴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세종시나 세종상공회의소는 주변 기업을 유치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수도권이나 해외업체를 입주시키든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 청주와 대전이 세종시에서 영향을 받아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변 기업을 빼앗아와서 주변을 침체시키는 게 아니라, 충청의 도시가 아닌 대한민국 명품도시 역할을 해서 해외기업을 끌어오는 그래서 하나의 경제권 메가폴리스의 구심점 역할을 하자는 게 제 생각입니다.
-세종상의 출범까지 오랜기간 노력해오셨는데요. 앞으로의 포부나 지역 기업인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의실 것 같은데요?
▲세종지역은 많은 기업이 이주해오면서 기존기업과 각기 다른 목소리를 갖고 있습니다. 부정적인 것도 있을 수 있지만, 제 생각에는 세종으로 이주한 기업은 새로운 도전을 위해 찾아온 기업들입니다. 그 기업들에게는 에너지가 있고, 그 에너지는 기존 기업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봅니다.
기존 기업과 새로 이주한 기업이 잘 융합해서 시너지효과를 얻고 기업 분위기도 쇄신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세종 이전기업들은 계속 성장하더라 그 덕분에 기존 기업도 잘 되더라 그래서 글로벌 기업들이 세종에 자리 잡을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희망합니다. 그 중심에 세종상공회의소가 있을 것입니다.
대담=백운석 세종본부장·정리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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