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성 대덕대 교수협의회 대표회장 |
강의를 마친 나른한 금요일 오후 커피 한잔 하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리더십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리더와 그에 따른 리더십의 유형은 해당 집단의 성취와 분위기를 크게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더십을 기관이나 조직 대표자의 지도력 혹은 통솔력이라고 할 때에 여러 유형의 리더십을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기관인 교육청과 대학은 행정기관인 시청이나 계급조직인 군대 와는 다른 리더십이 요구될 것이고, 같은 기관이라고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서 통솔력의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종합하여 보면 수평적 리더십,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리더는 많은 권력과 높은 지위를 가진 것으로 생각하여 과거에는 지시와 명령만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었으나, 다양하고 복잡해진 현재의 사회에서는 수직적 리더십만으로는 최선의 선택과 의사결정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오히려 수평적 리더십이 더 많은 구성원의 호응과 만족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며, 교육청이나 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에서 특히 그러하리라 생각된다. 교육감은 단위 학교를 지원하고, 교장은 수업을 진행하는 교사들의 동료로서 행정적 지원 임무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의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대학의 예를 든다면 총장과 평교수와의 관계도 이와 유사할 것이다. 대학 구성원에 의하여 선출되어 총장으로 직무를 수행하다가 임기가 끝나면 평교수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교수와 총장과의 관계는 일반 공무원 조직이나 확실한 계급적 구조를 갖는 군대 조직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것을 인식하지 못하면 매우 어려운 사회적 문화적 행정적 갈등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수평적 리더십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양방향에서의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은 구성원이 원하는 것, 기대하는 것을 파악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그것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 리더들은 소통을 실천하고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일방적인 지시나 메시지 전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참된 소통을 이루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과 선입견 없이 기관의 경영과 행정에서 화합과 협동의 가치를 실현하려는 자세를 갖고 있어야 한다. 교육청에서 부서와 부서 사이 경쟁을 시켜서 성과를 얻고자 한다거나, 대학에서 학과와 학과를 비교하고, 교육 외적인 업무로 교수들을 평가하고 이를 방편으로 목적을 이루고자 한다면 단 시간에는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르나 장기간에 걸쳐서는 조직이 무너지고 황폐화되는 지름길이다. 다양한 대안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를 지녀야 할 것이다. 특히 어려운 시기일수록 구성원을 존중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조직문화로 바꾸어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마무리한다면 구성원에게 생색내고 공치사하면서 겉으로 떠벌리고 명령과 복종을 강요하면 구성원으로부터 진정한 의미의 권위를 획득할 수 없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직책에 의한 권한과 권력을 갖게 된 리더는 구성원들의 다양한 제안을 겸허히 들을 수 있는 자세와 다른 의견을 마음으로부터 할 수 있는 사람들도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었으면 좋을 것 같다.
4월 봄날 우리의 공동체가 존경하고 따를 수 있는 리더가 우리나라 곳곳에서 나타나기를 기대하면서 몇 자 적어본다.
최한성 대덕대 교수협의회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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