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 보호와 기술 유출 차단 등을 내세운 ‘애국심 마케팅’으로 호소했지만, 협상 테이블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일각에선 애초부터 철저한 준비나 계획 없이 즉흥적이고 일방적으로 선언하면서 화를 자초했다는 점에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1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운동장에서 노동조합 조합원이 해외매각 찬반 의사를 묻는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
투표자 2741명(투표율 91.8%)이 참여해 1660명(60.6%)이 더블스타 매각에 찬성표를 던져 가결됐다. 1052명은 반대했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 노사는 2일 오전 광주공장에서 경영정상화와 단체교섭 조인식을 하고 해외매각과 자구안에 최종 합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인수전 참여를 선언했던 타이어뱅크는 단 한 번도 거론되지 않았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지난 27일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기술유출을 막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지난 27일 금호타이어 인수전 참여를 선언했던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사진=이성희 기자 |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주채권자인 산업은행 안팎에선 애초부터 ‘불가능하다’며 논의에서 배제했었다. 타이어뱅크가 채권단을 만나고 노조를 만났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국민 여론을 들어보겠다고도 했지만, 돌을 던져놓은 후 ‘간’만 본 셈이다.
금호타이어 인수 관련 제안서나 투자계획서 등도 보내지 않았다.
지역경제계 관계자는 “애초부터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었지만, 혹시 모르니 자금조달 방안 등 인수 계획은 들어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여론도 있었다”며 “하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못해 부끄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 매각 결정에 대해 타이어뱅크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윤희진·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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