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적으로 금호타이어 인수를 자신했는데, 협상 테이블 근처도 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3일 전에 인수전 참여를 선언하며 깜짝 주목을 받았지만, 이름조차 거론되지 않은 정도다.
30일 오전 광주시청 비지니스룸에서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추진을 위한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동걸 산업은행장, 조삼수 금호타이어 노조 대표지회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인호 산업부 차관, 윤장현 광주시장, 문성현 노사정위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
31일 집행부 회의에서 투표방식을 논의하고, 다음 달 1일 노조위원장 선거 방식으로 조합원 찬반투표를 부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앞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지난 26일 더블스타 자본유치에 대한 금호타이어 전체 직원의 찬반투표를 최후 교섭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반대하면서 찬반투표도 일언지하에 거절했던 노조는 이날 총파업 집회에서 투표수용으로 급선회했다.
이날까지 매각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자율협약은 자동 종료되고 다음 달 2일 기업어음(CP) 만기에 앞서 사측이 법원에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다는 압박감에 노조가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일단 찬반투표를 거쳐 매각 찬성 여부를 정하겠다고 했지만, 전후 사정을 고려하면 찬성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장,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이동걸 회장,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과 조삼수 생산직 노조 대표지회장,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윤장현 광주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더블스타 자본유치’라는 큰 틀에서 이미 합의했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금호타이어 인수전 참여를 선언했던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사진=이성희 기자 |
당시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었다”며 인수전 참여를 발표했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물론 금융위원회조차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회의적이었다. 회사 규모 차이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장 고위 관계자는 “이러다 슈퍼마켓 주인도 나서겠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타이어뱅크는 산업은행에 별도로 금호타이어 인수 관련 제안서나 투자계획서 등을 보내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자금 조달 측면에서 혹시나 했지만, 결국 쇼에 불과한 것 같아 지역 경제인 입장에서 민망한 느낌”이라며 “불가피했던 사정 등 해명 없으면 (타이어뱅크에 대한) 신뢰와 이미지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진·박병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