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구 ㈔대전컨택센터협회장. 사진= 이성희 기자 |
-대전이 컨택센터의 최적지라는 이야기가 많다. 현재 현황과 이유를 알고 싶다.
▲대전은 남녀비율이 5대 5로 구성된 인구 150만여 명의 도시로 전체 30%에 해당하는 41개의 보험 관련 컨택센터를 포함해 130여 개의 컨택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종사자 수만 1만7000여 명이다. 대전에 컨택센터가 많은 것은 수도권에 비해 낮은 임대료와 지리적으로 수도권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다. 여기에 충남대를 비롯해 19개의 대학과 13개 특성화고, 33만여 명의 여성 경제활동 인구 등 인적자원이 풍부하다. 낮은 이직률과 높은 애사심도 한 몫하고 있다.
-대전컨텍센터협회는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대전시컨택센터협회는 대전시 컨택센터 산업과 관련된 연구, 시민의식 함양, 전문인력양성 교육 등을 통해 대전시 컨택센터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006년 대전콜센터협의회로 출발해 2012년 ㈔대전시컨택센터협회로 승인을 받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는 컨택센터 가족화합 한마당 개최, 컨택센터 경영콘퍼런스 개최, 감정노동자 권익보호 캠페인 전개, 컨택센터 유치, 정보수집 등을 통해 컨택센터 근무자의 권익 보호와 교육, 화합을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올해는 대전시로부터 시비 2억8000만 원을 확보해 업무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를 예방 및 치유할 수 있는 컨택센터 상담사 심리치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상담사가 되려면 특별히 갖춰야 할 것이 있나.
▲우선 목소리가 좋아야 한다. 아무나 할 수 있다고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대부분 불편한 고객들을 상대하다 보니 그렇다. 또한, 실무적으로 관련 내용을 잘 알고 있어야 상담을 할 수 있다. 지식 서비스 산업이라고 보면 된다. 적극적이고 성실성까지 갖추고 있다면 더 좋다.
-불만을 품은, 전문 지식이 없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게 쉽지는 않아 보인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협회장으로 언론 인터뷰 등 꾸준한 활동으로 이미지를 개선해 왔다. 내 딸, 내 가족이라며 상담사를 그렇게 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상담사와 연결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많아 화를 내는 경우가 더 많다. 회사로 인해 불편을 겪은 것을 개인에게 푸는 것은 좋지 않다. 상담사는 감정 근로 직업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우울증까지 생기기도 한다. 최근에는 드라마나 영화 등을 통해 인식개선이 많이 됐다. 언어 폭행의 심각성을 많이 알고 있다. 우리 협회는 대전시의 지원을 받아 힐링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사업도 진행 중이다. 좋은 여건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
-4차 산업혁명이나 AI(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컨택센터 산업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컨택센터 산업의 큰 화두다. 그동안은 전부 상담사가 처리했다. 컨택센터에도 그동안 IT기술이 많이 도입됐다. 음성 인식으로 85% 정도를 처리할 정도다. 요즘 상담사 연결을 하면 가장 먼저 인공 지능이 받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4차 산업 시대에 맞춰 이분법으로 나눠 운영해야 한다. 기계와 상담하는 고객과 비용을 좀 더 지불하고 상담사에게 상담을 받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대전의 컨택센터 산업 확대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그동안 컨택센터 발전을 위해 대전시와 머리를 맞대고 많은 노력을 했다. 2007년 민선 3기에는 상담사 2만 명을 공약으로 해 노력하기도 했다. 유치하면 무조건 지역 경제에 유리하다. 한 번에 몇백 명의 인력이 창출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제조업과 시에서 지원해주는 지원금의 차이가 있다. 이를 좀 더 올릴 수 있다면 더 많은 컨택센터들이 모여들 수 있다. 대전 경제를 위해서 좋은 일이다. 대부분 현지 인력을 채용해 고용 창출에도 효과적이다. 대전시도 컨택센터 유치로 원도심 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 원도심에 공실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컨택센터는 원도심 쪽에 5000여 명의 상담사가 근무하고 있다. 지역 상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 원도심에 더 많은 컨택센터를 유치하려면 미혼과 여성 비율이 높은 만큼 편의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대전에 정착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대전에는 1986년에 왔다. 당시에는 다른 일을 하다가 90년대 초반 우연한 기회에 컨택센터와 인연을 맺게 됐다. 이후 컨택센터 회사를 차려서 큰돈을 벌어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2003년께부터 사업을 접고 공부를 하게 됐다. 박사 학위를 받고, 공부하면서 후학을 위해 노력했다. 대덕대에서 텔레마케팅 겸직 교수로 있다가 현재는 전문대학에서 교육하고 있다. 대전이 넓은 동네는 아니다. 한국장학재단 운영위원, 중소기업청 기술정보진흥원 평가위원 등 다양한 대외활동을 하고 있다. 지식나눔을 하기 위해 미래지식융합협회 협회장도 하고 있다. 강사들이 봉사하는 단체다.
-한 말씀 하신다면.
▲대전은 그동안 과학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인구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150만도 붕괴 됐고 앞으로 더 줄 것으로 생각한다. 4차산업의 발전 속에서 대전시가 선도적으로 4차산업혁명도시를 선언했다. 후속조치가 중요하다. 컨택센터 같은 서비스 산업에 좀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시민들도 컨택센터를 이용할 때 상담사를 내 딸,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행동해 줬으면 좋겠다. 고생한다, 수고한다고 보듬어 줬으면 좋겠다.
대담=박태구 사회부장, 정리=이상문 ·사진=이성희 기자
●박남구 회장은.
-학력: 한밭대 산업공학과 졸업, 배재대 정보통신대학원 이학석사, 공주대 일반대학원 경영학 박사
-경력: (현) 대전시 컨택센터협회장, 전남대 일반대학원 겸임교수, 한국장학재단 운영위원, 한국고객센터서비스학회 고문(편집위원장), 아시아태평양콜센터협의회 대한민국 부대표, 미래지식융합협회 회장, 공공기관 콜센터 위탁운영기업 평가위원, 중소기업청 기술정보진흥원 평가위원, 중소기업유통센터 평가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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