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에서 자손이 태어나면 그 태를 태항아리에 봉안하고 태실을 조성했다. ‘서산 명종대왕 태실 및 비’는 조선 13대 왕 명종이 태어나던 1538년에 의례에 따라 건립됐다. 태를 봉안한 태실과 대군춘령아기씨태실비 1기가 먼저 건립되고, 명종이 즉위한 후 1546년 주상전하태실비 1기를, 1711년 주상전하태실비를 재건하면서 비석 1기를 추가로 건립해 현재 태실 1기와 비 3기가 전한다.
태실은 8각형의 난간석 중아에 배치됐다. 태실의 머릿돌은 8각의 개첨석, 받침돌은 사방석이고, 몸돌은 중동석으로 구분된다. 태실에 보안되었던 태항아리와 지석은 일제강점기인 1928년께 일제의 의해 경기도 고양 서삼릉으로 옮겨졌다가 이후 1996년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발굴조사를 통해 수습해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전·보관하고 있다.
조선왕실의 많은 태실이 본래의 자리에서 옮겨졌으나, 변형된 경우가 상당한데 비해 ‘서산 명종대왕 태실 및 비’는 조선왕조실록 등에 관련 기록이 상세히 전해지고, 원래의 자리에 온전하게 남아 있으면서 주변 지형 등 환경까지도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
특히 태실과 가봉태실, 가봉개수태실의 변천 과정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고, 조선 왕실의 안태의례의 역사적 자료이자 한국미술사의 태실 연구자료로서도 그 가치가 뛰어나다.
문호재청은 관련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이번 보물로 지정된 ‘서산 명종대왕 태실 및 비’가 체계적으로 보존 관리될 수 있도록 주변 시설을 적극 정비할 계획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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