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 과학정책에 일관성과 체계성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다.
대덕특구라는 지역적 특성을 잘 반영해 대전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도 과학부시장 도입의 무게를 보태고 있다.
현재 인구 1000만명에 달하는 서울시는 행정부시장 2명과 정무부시장 1명 체제, 부산과 대구는 행정부시장과 경제부시장 체제다. 대부분 일자리 마련이나 경제성장에 집중하기 위해 행정과 경제부시장 체제다.
몇 해 전 일부 의원들의 주도하에 서울시에 문화부시장을 도입하자는 의견이 제시됐었다. 문화도시 서울이라는 비전과는 달리 영화를 제외한 문화예술공연 관람률이 10%라는 점이 지적되며 문화정책의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문화부시장은 실현되지 않았다.
대전은 과학도시다. 하지만 과학도시라는 명성만 있을 뿐, 1년에 한 번 열리는 사이언스 페스티벌을 제외하면 내세울 만한 과학 문화 콘텐츠가 없다. 출연연 기관과 상생할 만큼 살가운 이웃이라고도 할 수 없다.
간혹 과학계 인사들은 “우리도 대전시민인데, 이방인처럼 대우받는 것 같다”며 볼멘소리를 할 때가 있다. 대전시와 대덕특구가 수년간 소통보다는 단절돼 있었음을 보여주는 예다.
물론 과학부시장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조직개편이 필요하고, 과학부시장 제도 마련을 위한 여론수렴, 시의회 절차도 필요하다.
출연연 인사는 “만약 상근 부시장이 부담스럽다면, 비상근으로 둬도 괜찮다. 과학계의 영향력 있는 원로나 인물을 초빙해 대전의 과학 콘텐츠를 마련하고 향후 비전을 그릴 수 있는 과학부시장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물론, 대전시는 현재 과학을 비롯해 모두 8개 분야에서 명예시장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시민의 입장에서 시정을 변화시키는 역할이다 보니 전문성이 중요한 과학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데 역부족이다.
과학계 인사는 “대덕특구가 신생특구인 판교나 타 도시로 과학이라는 이미지를 빼앗기는 기분이다. 대전만의 독창적인 과학 콘텐츠를 진두지휘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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