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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쉽게 글쓰기를 훈련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한 줄 글쓰기를 추천합니다.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쉬운 글감으로 한 줄부터 시작해 조금씩 길이를 늘려 보세요.
1. 날씨 표현
날씨는 거의 매일 빼놓지 않고 찾아보게 됩니다. 뉴스나 기사에 올라온 '오늘의 날씨'난을 보면서 그날의 날씨를 한 줄로 표현해 보세요. '날은 갰지만 미세먼지가 숨 막히게 뒤덮은 세상', '구름이 잔뜩 끼어서 마음까지 가라앉는 날', '만지면 내 손에 푸른 물이 들 것 같은 하늘'. 날씨를 체크할 때마다 한 줄씩 나만의 날씨를 기록해 놓는다면 아주 좋은 글쓰기 훈련이 됩니다. 어느 정도 더 쓸 것이 생기면 조금 더 길게 이어서 써 가면 되겠지요,
<아침에 햇빛이 쨍쨍 하면서 덥더니 지금은 바람이 살살 분다. 나뭇잎이 흔들리는 게 종이가 흔들리는 것 같다. 나뭇잎모양은 크고 단풍잎 모양이다. 바람이 점점 세게 불어온다. 나뭇잎이 춤을 추는 것 같다. 이러다가 태풍이 오거나 장마가 오나보다. 작은 나뭇잎은 살살 움직인다.
또 곧 비가 올 것 같고 바람은 시원하기는커녕 더운 바람만 분다. 그래도 햇볕이 내리쬘 때 보다는 낫다. 바닥을 보니 비가 왔나보다. 바닥이 젖어 있다.>
- 유하연 (초4), 날씨 표현
2. 거울 속의 내 모습을 표현
하루에 몇 번은 거울 속의 자신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럴 때 마다 많은 것들이 떠오르는데, 그때의 생각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글로 남겨 보세요. 다만 한 줄의 짧은 글이라도 남겨 놓게 되면, 내 얼굴을 표현한 기록이기도 하면서 글 쓰는 힘도 기르는 좋은 훈련이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니 어젯밤에 먹은 라면 때문에 얼굴이 많이 부어 눈이 더 작아졌다.', '앞머리를 잘랐는데 너무 짧고 촌스러워 보여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핀을 꽂아 넘겼다.', '코 옆에 난 여드름 같이 것이 나서 좀 우스워 보였다. 얼른 없어졌으면 좋겠다', '화장품을 바꾸었더니 피부가 반짝반짝 윤이 나고 매끄러워서 더 예뻐 보인다.' 거울을 보면서 했던 생각들을 글로 쓰다보면 점점 더 자세히 관찰하게 되고 조금씩 쓸 거리도 많아지고 표현력도 늘게 됩니다.
<얼굴은 동그란 편이고 안경을 썼다. 눈동자가 크고 까맣고 눈썹은 진하고 속눈썹이 길고 많다. 코는 조금 작다. 입술은 아래는 두껍고 빨간색이고 위에는 얇고 조금 갈색이고 앞니가 크고 이가 다 안 자란데도 있고 이가 7개 빠졌다. 볼은 조금 탱탱하고 턱은 조금 나와 있고 머리카락은 검정색이고 잔머리가 있다. 귀가 크고 귓불이 떨어진 편이다.>
- 이소정 (초3), 내 얼굴 표현
3. 풍경 표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을 때라도 우리는 무언가를 보고 있습니다. 그럴 때 내 앞에 있는 풍경이나 배경들을 글로 나타내 보세요. 계절마다 변하는 꽃밭의 모습이나 집 주변의 모습도 좋습니다. 처음 눈으로 본 것부터 시작해서 한 줄씩 간단하게 쓰고, 이 후 조금씩 길이를 늘리면서 자신의 느낌을 덧붙여 보세요.
'주방 창밖으로 꽃밭의 나무들이 초록 물이 든 것이 보인다. 봄이 오는 것이 느껴진다.', '아이들이 등교하는 모습이 보인다. 친구를 만나서 재잘대며 가는 모습에 나도 같이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은 좀 활기있게 지내야겠다', '새벽에 일찍 잠이 깨서 커튼을 여니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붉은 그 기운을 보니 괜히 가슴이 설레었다. 매일 이런 일들이 있었을텐데 그냥 모르고 지나간 일출이 아쉽다'.
하루를 보내면서 우리는 많은 풍경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중 하나라도 잡아서 글로 옮기는 연습을 꾸준히 해 보세요.
<뒤늦게 봄눈이 내렸다. 밤 새 내린 눈으로 아파트 주차장의 차 위로 눈이 덮혀 있었고, 길은 군데군데 녹은 곳도 있었다. 눈을 들어 먼 산을 보니 제법 많이 내린 듯 온 산이 다 하얗게 눈으로 덮혀 있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손님을 맞은 것처럼 눈은 반갑기만 했다. 추운 것은 그 반가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침 산책길에 노란 산수유를 보았다. 하얀 모자처럼 눈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가지를 흔들어 눈을 털어냈다. 작은 꽃들이 얼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먼 산은 겨울왕국이었지만 꽃밭에는 봄 잔치가 시작되고 있었다.>
- 박미선 (대전시민대학 행복한글쓰기 수강생), 봄 눈 온 풍경.
4. 움직이는 사람의 모습
날씨나 풍경을 묘사하는 것에 익숙해졌다면 이젠 동적인 것에 도전해 보세요. 집에서 식구들의 움직임을 써도 좋고, TV를 보면서 화면 안에 담긴 움직이는 모습을 써도 좋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변화하기에 정적인 것을 표현 할 때와 달리 좀 더 집중력 있게 보고 빠르게 적어야 합니다.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의 손에 붕대를 감아 준다. 아픈 부분을 보며 머뭇거리고 있자 남자가 자기가 하겠다며 붕대를 뺏다가 둘의 손이 스친다', '쇼파에서 자고 있다. 한 손에 리모콘을 들고 있는데 무슨 보물처럼 꼭 껴안고 있다', '재활용을 정리하느라 정신없는 모습이다. 플라스틱을 정리하다가 그 안에 들어있는 쥬스가 흘러나오자 짜증을 내며 손을 씻으러 씽크대로 간다.' 처음에 한 두 줄 정도로 시작했다가 조금씩 길이를 늘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다음에는 5분이나 10분 등으로 시간을 정해 놓고 그 시간 동안의 모습을 부지런히 적어보는 것도 좋은 훈련이 됩니다.
<안경을 썼고 빨간색과 흰색이 섞여있는 줄무늬티셔츠를 입은 아저씨가 걸어온다. 바지는 검정색과 회색으로 됐고 빨간색과 까만 줄이 있는 신발을 신고 있다. 갑자기 의자에 앉으면서 연두색 휴대폰을 보고 있다. 휴대폰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움직이지 않고 한참 휴대폰을 본다. 꼭 돌처럼 굳어져 있는 것 같다. 그 다음 손가락으로 휴대폰을 넘기고 있다. 계속 계속 넘기면서 본다. 허리가 구부러지면서 의자에서 일어나 걸어간다. 몇 발자국 걸어 가다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간다.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고 손을 머리 위에다 두고 하품을 한다.>
- 김선우 (초5), 5분 동안 움직이는 모습 지켜보기
글은 많이 쓰면 쓸수록 실력이 늘어납니다. 한 줄 두 줄 꾸준하게 내가 만난 순간들을 적어 내려가다 보면 언젠가는 내가 겪은 나만의 소중하고 특별한 경험들을 멋지게 글로 표현할 날이 오겠지요? 그것을 믿고 실천해 보세요. 나탈리 골드버그가 말하는 비료중의 하나가 바로 한 줄 글쓰기일지도 모르니까요.
<우리는 계속 비료가 될 만한 자료를 수집하고, 발효시키고, 비옥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 비료가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고 글을 쓰는데 필요한 우리의 근육이 되어 준다면 우리는 위대한 우주의 조류를 타고 더 넓은 곳으로 나갈 수 있다.>
- 나탈리 골드버그,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한소민 프리랜서방송작가, 대전시민대학 글쓰기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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