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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3월 마지막 주인 현재 가이드라인 일정대로는 추진하기 어려워 보인다.
출연연 기관들은 비정규직 해결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본적인 비정규직 문제의 첫단추부터 제대로 꿰어야 한다는 게 과학계의 중론이다.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큰 테두리로 삼고, 각각의 환경에 맞는 개별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최근 모 출연연 기관장은 “프로젝트로 묶어 연구원을 키우는 현행 교육 시스템은 고급 비정규직을 양산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결국 비정규직을 양산한 것은 출연연의 자의보다는 과학계의 교육 환경부터 문제가 있음을 상기시켰다.
과학계에도 유행이 있다. 바이오든 생명공학이든 인기 학과가 있어 학생들이 특정과에 몰린다. 문제는 인기 학과라 해도 사회적으로 일자리가 많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향후 연구소나 기업으로 취직은 한계가 있다.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지 못한 취업준비생들이 전공과 비슷한 계열에서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게 되는 비이상적인 구조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셈이다.
인기학과를 권유하는 교육환경과 함께 연구비에 포함되지 않는 인건비도 비정규직의 한계를 양산하는 주원인이다.
출연연 연구자는 “정부에서 연구비를 책정할 때 인건비는 포함하지 않는다. 오직 연구를 할 수 있는 금액만 지원된다. 수많은 연구에 인력이 필요하므로 일시적으로 근무할 비정규직 직원들을 채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토로했다.
비정규직들은 대부분 대형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계약 기간이 만료돼 바로 책상을 빼야 하는 냉혹한 현실이다.
비정규직에 대한 인식도 해결돼야 한다.
일부 기관에서는 공개채용시험을 거쳐 통과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차용하고 있다.
여러 기관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때 가장 어려운 것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간극이라고 설명하는 만큼, 입사 방식이 다른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에 대한 인식이 뿌리 뽑히지 않는 이상 비정규자 전환 문제는 원만하게 해결할 수 없다.
대덕특구 관계자는 “출연연을 연구목적기관으로 지정하는 공운법이 통과된 만큼, 인력 문제도 앞으로는 연구기관만의 방식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대덕특구가 더 경쟁력 있는 연구개발 메카가 되기 위해선 인재를 위한 과감한 투자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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