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으로 법 심판대에 오른 안희정 충남지사로 공직사회는 물론 도민 대부분 정신 나간(멘붕, mental breakdown)상태입니다. 너무나 어리석고 어처구니없는 행태에 할 말이 없습니다. 분노가 하늘을 찌릅니다. 지나친 측근 임용을 비롯한 조직관리, 핵심정책인 3농혁신, 행정혁신, 양성평등 등 실체 없는 인기영합 정책 까지 도마 위에 오릅니다. 뒤처리 하는 모습도 신사답지 못합니다. 중간에 그만두는 경우, 조례 만들어서라도 각종 예우 없애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더군요.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피해자가 JTBC 출연 이후 한시간만에 안희정 전 지사를 출당 및 제명 처리하지요. 그 의문에서 비롯된 각종 음모론, 흥미위주나 집단 관음증처럼 보이는 언론 보도 행태, 대한민국 남자 모두 범죄자로 생각하는 '성문제로부터 누가 자유로울 수 있느냐?'는 추미애 주장, 전국에 알려진 일탈행위가 거짓이라는 강변, 사이비미투라는 비난, 여성심리나 욕망까지 들추며 하는 여성비하 등 본질을 외면한 각종 주장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정작 살펴야 할 문제, 바로 보고 풀어야 마땅치 않을까요?
프로이드(Sigmund Freud, 1856 ~ 1838, 오스트리아 의사, 심리학자, 정신분석학 창시자)는 리비도(libido)?이론에서 가장 큰 인간본능은 식욕과 성욕(love)이라 하더군요. 자기보존과 종족보존?본능보다 더 상위에?놓여있다는 주장입니다. 성을 터부(taboo)시 할 이유가 없습니다. 조화롭게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지요. 성욕은 동기부여 에너지이기도 합니다. 인류발전 원동력이지요. 선악의 경계가 애매하고 어려울 뿐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 성문제는 요원하기만 하지요. 아직도 남녀평등은 고사하고 심지어 여성을 인격체로 생각하지 않는 고루한 사고 가진 사람을 봅니다. 뿐인가요? 여성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은 분명합니다. 임신과 출산, 생명에 대한 책임이라는 취약성을 가지고 있지요. 보호되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젠더문제에 국한하여 볼 일이 아닙니다. 본질은 힘이지요. 여성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참고로 살펴보세요.
선덕여왕(善德女王, 德曼, ? ~ 647, 신라 27대 재위 632 ~ 647), 진덕여왕(??女王, 勝曼, ? ~ 654, 신라 28대 재위 647 ~ 654), 진성여왕(眞聖女王, 曼, ? ~ 897, 신라51대 재위 887 ~ 897)을 신라시대 3대 여걸이라 합니다. 중국에서는 여태후(呂太后, 呂雉, ? ~ BC180, 漢高祖 劉邦 妃), 측전무후(測天武后, 624 ~ 705), 서태후(西太后, 慈喜, 1835 ~ 1908, 咸豊帝 妃)를 3대 여걸이라 하지요. 중국 3대 악녀로 불리기도 합니다. 모두 남성 편력이 만만치 않지요. 서태후 경우 수십 명의 미소년을 두고 잠자리 같이 한 후 죽이기도 합니다. 힘이 주어지면 그 크기만큼 그늘이 드리어 집니다. 젠더문제가 아니라 미성숙한 욕망과 남용되는 힘이 문제라는 말입니다.
엄청난 힘을 가진 사람뿐만 아닙니다. 지난 세월 돌이켜보세요. 주위에서 흔히 보던 일입니다. 남을 속이거나 억압, 폭력 등 일탈 행위를 자랑으로 생각하고, 작은 힘이라도 주어질 양이면 무소불위無所不爲로 행사하지요. 반면에 힘 앞에 쩔쩔매거나 굴복하는 비굴함을 보이지요. 미흡한 가치의식, 철학 빈곤 문제지요.
법조계에서 불거진 미투metoo가 온 나라 들썩이지요. 모든 분야에서 불편한 진실이 속속 들어나고 있습니다. 미투운동 역사까지 들먹일 필요 있나요.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념대립 소용돌이와 마찬가지로, 미투운동 또한 세계적 현상이고 흐름입니다. 문화는 약자와 강자가 동일한 권한을 갖는 쪽으로 진화됩니다. 인류역사는 늘 진화 과정에 있으니까요. 예전과 다른 점은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그에 걸맞은 의식 변화가 요구되지요.
음모론이나 자기변호 할 때가 아닙니다. 사회요구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등으로 짊어지면 짐이 되지만, 가슴으로 안으면 사랑이 된다더군요. 힘은 남을 위해 쓸 때 더욱 빛납니다. 자기결정권을 비롯한 약자의 권한은 물론, 존재하는 모든 생명 자체가 존중되어야 마땅하지요. 존중과 배려에 높낮이가 있지 않습니다.
우리 존재 이유나 목적에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가치 변화에 적응해야지요. 성숙한 문화발전 앞당기는 것이야말로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 믿습니다.
양동길 / 시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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