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미투운동, 모든 인류사회 요구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미투운동, 모든 인류사회 요구

양동길 / 시인, 수필가

  • 승인 2018-03-23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미투
때때로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평가 대상이 됩니다. 범죄 유무와 관계없이 심판대에 오릅니다. 명예, 부, 권력에 비례하여 많으면 많을수록 준엄하고 커다란 심판이 기다리지요. 법에 의한 심판을 비롯하여 정치, 도덕, 역사, 신의 심판을 받습니다. 필부는 법에 따르면 그만이지요. 누군들 나쁜 판결 원하겠어요? 털끝만큼도 못한 힘에 취하거나 작은 욕망에 눈이 가려 스스로 악행이나 죄업을 쌓습니다. 법이나 정치에 따른 심판이 문제가 아닙니다. 도덕, 역사, 신 앞에 서있음을 한시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찬바람 불기 전에 옷깃을 여미어야 합니다.

성폭력으로 법 심판대에 오른 안희정 충남지사로 공직사회는 물론 도민 대부분 정신 나간(멘붕, mental breakdown)상태입니다. 너무나 어리석고 어처구니없는 행태에 할 말이 없습니다. 분노가 하늘을 찌릅니다. 지나친 측근 임용을 비롯한 조직관리, 핵심정책인 3농혁신, 행정혁신, 양성평등 등 실체 없는 인기영합 정책 까지 도마 위에 오릅니다. 뒤처리 하는 모습도 신사답지 못합니다. 중간에 그만두는 경우, 조례 만들어서라도 각종 예우 없애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더군요.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피해자가 JTBC 출연 이후 한시간만에 안희정 전 지사를 출당 및 제명 처리하지요. 그 의문에서 비롯된 각종 음모론, 흥미위주나 집단 관음증처럼 보이는 언론 보도 행태, 대한민국 남자 모두 범죄자로 생각하는 '성문제로부터 누가 자유로울 수 있느냐?'는 추미애 주장, 전국에 알려진 일탈행위가 거짓이라는 강변, 사이비미투라는 비난, 여성심리나 욕망까지 들추며 하는 여성비하 등 본질을 외면한 각종 주장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습니다. 정작 살펴야 할 문제, 바로 보고 풀어야 마땅치 않을까요?

프로이드(Sigmund Freud, 1856 ~ 1838, 오스트리아 의사, 심리학자, 정신분석학 창시자)는 리비도(libido)?이론에서 가장 큰 인간본능은 식욕과 성욕(love)이라 하더군요. 자기보존과 종족보존?본능보다 더 상위에?놓여있다는 주장입니다. 성을 터부(taboo)시 할 이유가 없습니다. 조화롭게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지요. 성욕은 동기부여 에너지이기도 합니다. 인류발전 원동력이지요. 선악의 경계가 애매하고 어려울 뿐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 성문제는 요원하기만 하지요. 아직도 남녀평등은 고사하고 심지어 여성을 인격체로 생각하지 않는 고루한 사고 가진 사람을 봅니다. 뿐인가요? 여성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은 분명합니다. 임신과 출산, 생명에 대한 책임이라는 취약성을 가지고 있지요. 보호되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젠더문제에 국한하여 볼 일이 아닙니다. 본질은 힘이지요. 여성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참고로 살펴보세요.

선덕여왕(善德女王, 德曼, ? ~ 647, 신라 27대 재위 632 ~ 647), 진덕여왕(??女王, 勝曼, ? ~ 654, 신라 28대 재위 647 ~ 654), 진성여왕(眞聖女王, 曼, ? ~ 897, 신라51대 재위 887 ~ 897)을 신라시대 3대 여걸이라 합니다. 중국에서는 여태후(呂太后, 呂雉, ? ~ BC180, 漢高祖 劉邦 妃), 측전무후(測天武后, 624 ~ 705), 서태후(西太后, 慈喜, 1835 ~ 1908, 咸豊帝 妃)를 3대 여걸이라 하지요. 중국 3대 악녀로 불리기도 합니다. 모두 남성 편력이 만만치 않지요. 서태후 경우 수십 명의 미소년을 두고 잠자리 같이 한 후 죽이기도 합니다. 힘이 주어지면 그 크기만큼 그늘이 드리어 집니다. 젠더문제가 아니라 미성숙한 욕망과 남용되는 힘이 문제라는 말입니다.

엄청난 힘을 가진 사람뿐만 아닙니다. 지난 세월 돌이켜보세요. 주위에서 흔히 보던 일입니다. 남을 속이거나 억압, 폭력 등 일탈 행위를 자랑으로 생각하고, 작은 힘이라도 주어질 양이면 무소불위無所不爲로 행사하지요. 반면에 힘 앞에 쩔쩔매거나 굴복하는 비굴함을 보이지요. 미흡한 가치의식, 철학 빈곤 문제지요.

법조계에서 불거진 미투metoo가 온 나라 들썩이지요. 모든 분야에서 불편한 진실이 속속 들어나고 있습니다. 미투운동 역사까지 들먹일 필요 있나요.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념대립 소용돌이와 마찬가지로, 미투운동 또한 세계적 현상이고 흐름입니다. 문화는 약자와 강자가 동일한 권한을 갖는 쪽으로 진화됩니다. 인류역사는 늘 진화 과정에 있으니까요. 예전과 다른 점은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그에 걸맞은 의식 변화가 요구되지요.

음모론이나 자기변호 할 때가 아닙니다. 사회요구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등으로 짊어지면 짐이 되지만, 가슴으로 안으면 사랑이 된다더군요. 힘은 남을 위해 쓸 때 더욱 빛납니다. 자기결정권을 비롯한 약자의 권한은 물론, 존재하는 모든 생명 자체가 존중되어야 마땅하지요. 존중과 배려에 높낮이가 있지 않습니다.

우리 존재 이유나 목적에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가치 변화에 적응해야지요. 성숙한 문화발전 앞당기는 것이야말로 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 믿습니다.

양동길 / 시인, 수필가

양동길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대전교육청 성천초 통폐합 추진… 학부모 동의 난항 우려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