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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모닝커피는 몽롱한 아침을 맑은 정신의 세계로 들어가게 해주는 매개체가 된지 오래다. 이제 커피 없이는 하루를 열기가 쉽지 않다.
오늘 친구들과 점심 식사 후 마신 커피 한 잔은 행복감을 주기까지 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거리에는 손에 들려 있는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젊은이들의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한 잔의 커피가 이들의 힘든 직장생활에 큰 활력소가 되어 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이런 모습은 자연스러운 거리 풍경이 됐다.
하지만 구석구석 버려진 1회용 커피 잔들과 여기저기 거리를 더럽히고 있는 커피 얼룩들은 모처럼 기분 좋았던 봄나들이를 망치고 있었다.
커피 소비가 해마다 늘고 있는 우리나라는 지난 해 국내 커피시장 규모가 10조원을 넘었고 국민 1인당 연간 평균 512잔을 마시는 '커피공화국'이 됐다고 한다.
정말 식을 줄 모르는 커피 사랑으로 인해 전국 커피 전문점은 8만여 곳으로 늘었고 문화공간으로까지 역할을 넓히며 창업 열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런 커피 소비의 확대는 어두운 그림자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요새는 테이크아웃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1회용 컵 사용이 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연간 1회용 컵 사용량이 269억 개에 달한다고 한다. 1회용 컵이 매장 밖으로 나오면 회수나 관리가 안 되는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그런 이유로 재활용 율은 줄고 쓰레기양은 크게 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발생한 커피 찌꺼기가 12만 4000t에 이른다고 한다. 커피 찌꺼기는 생활쓰레기로 분류되고 있어서 대부분 종량제 봉투에 버려지고 있다. 전국 커피 전문점에서 구입하는 종량제 봉투 구입비는 연간 27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가 마시는 커피로 인해 발생하는 쓰레기 량이 대단하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우리들의 작은 관심으로 많이 줄일 수 있다. 먹고 난 1회용 컵을 아무데나 버리지 말고 꼭 재활용 수거함에 버리도록 해야 할 것이며, 1회용 커피 잔 수거를 늘이기 위해서는 모든 매장에서 브랜드와 상관없이 빈 컵 반환이 가능해야 하고 재활용 확대를 위해서 재질 단일화가 이루어져 하겠다.
커피 찌꺼기 또한 재활용 대상에 포함시켜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커피 찌꺼기를 축산농가의 퇴비로 재활용하는 체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실시한 시범사업에 종로구를 시작으로 동작, 구로, 송파, 강동 등 총 5개 자치구가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재활용은 자치구와 커피전문점, 축산농가에 모두 유리한 점이 많다. 자치구는 폐기물 매립, 소각량을 줄여 폐기물 처리비를 절감할 수 있고, 커피전문점은 종량제봉투 구매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또한 축산 농가는 원가를 절감하고 냄새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경기도 안성에 있는 퇴비 업체에는 스타벅스가 커피 찌꺼기를 무상 제공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인해 스타벅스는 연간 1억 원 이상의 종량제 봉투 값을 절감하고 있다고 한다.
최홍식 서울시 자원순환과장은 "커피 찌꺼기 재활용 체계를 통해 폐자원을 선순환 할 수 있게 됐다"며 의미 있는 사업인 만큼 앞으로 더 많은 자치구와 커피전문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재활용 사업에 동참을 원하는 5개 자치구의 소재 커피전문점은 구청 청소행정과에 문의해 신청하면 된다고 한다.
작년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삶의 방식 '소확행(小確幸)', 커피는 적은 비용으로 행복을 극대회해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것 중 하나일 것이다. 그래서 우린 커피를 찾는지도 모른다.
커피가 전해주는 행복함에 성숙한 시민의식까지 곁들어 진다면, 행복감에 젖어드는 소확행(小確幸)이 더 오래 지속되지 않을까?
김소영(태민)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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