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붕준(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대전 MBC보도국장.뉴스앵커) |
5세대 이동통신의 급격한 진화로 이 같은 단어가 어르신들은 낯설기만 하다.
한 텔레비전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 선보였던 '삐삐'가 처음 등장한 지 벌써 35년의 세월이 흘렀다.
상호간 통화는 하지 못하고 상대방이 유선전화로 호출하면 삐삐를 가진 사람은 인근 공중전화 박스로 달려가 연락한다.
오직 수신만 되면서 속칭 '개 목걸이(?)'를 달고 다닌다고 불리던 때다.
방송은 속보가 생명으로 회사는 기자 전원에게 삐삐를 선물(?)한다. 삐삐는 어느새 족쇄(?)가 되면서 "삐삐"소리가 나면 곧바로 전화를 찾는다.
깜빡 잊고 휴대하지 않으면 "연락도 안 되고 어디서 뭘 하다 왔어?" 상사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집에서 잘 때도 끄지 마라!"는 잔소리(?)에 24시간 <온 에어> 상태로 생활한다.
그러나 생방송 때는 꺼야 하지만 습관적으로 생각조차 못 하고 생방송이 시작됐다.
스튜디오의 선배 앵커가 부른다.
"박 기자! 지역 간 학생들 성적 격차가 심하다면서요?"
"네! 대책이 시급합니다. 어쩌고저쩌고~" 내레이션 도중 갑자기 주머니에서 '삐삐'소리가 요란하게 울려댄다.
리포트를 하던 시교육청 기자실은 천장도 낮아 "삐삐" 음이 더욱 크게 울린다. 기자 목소리에 '삐삐' 소리가 배음(?)으로 깔려 그대로 생방송 된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인데도 청취자는 "우리 집에서 나는 소린가? 옆집에서~? 집 밖에서 나는 소리인가?" 의아해 한다.
방송에서 나는 소리는 절대 아닐 것이라고 믿으며, 지금은 훌쩍 나이를 먹은 순진한(?) 청취자들은 "현재의 디지털보다 아날로그 시대가 더 따뜻하다"고 느끼지 않을까!!! 박붕준(대전과기대 신문방송주간 교수/홍보전략센터장/전,대전 MBC보도국장.뉴스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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