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가려진 위안부 역사,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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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가려진 위안부 역사,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다

김종선 대전과기대 교수

  • 승인 2018-03-13 07:54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김종선
김종선 대전과기대 교수
매년 3월 8일은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UN이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다. 세계 여성의 날의 유래는 지금으로부터 110년 전,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 섬유노동자 1만 5천여 명은 뉴욕 러트거스 광장에 모여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친 대규모 시위가 그 시초이다. 빵은 굶주림을 해소할 '생존권'을, 장미는 남성과 동등한 '참정권'을 의미한다.

이어 2년 뒤 1910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차 여성운동가대회에서 '세계 여성의 날' 제정을 결의하게 되었고, 1975년 이후 UN은 이날을 국제기념일로 공식 지정한 뒤로 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일제강점기시대인 1920년 나혜덕 외 여성운동가들이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처음 개최하였으며, 공식적으로는 1985년 한국여성단체연합 주최로 제1회 한국여성대회가 개최되기 시작되어 매년 이날 소외된 여성 노동 문제를 환기시켜 주었다.

지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2007년도 미국 워싱턴 의회 방문에 이어 파리 하원 의사당에서 프랑스 상·하원의원들을 만나 당시를 증언하였고, 지난해 일본의 분담금 지급 저지 등을 이유로 13차 UNESCO 일본군 위안부 기록 등재보류판정을 받은 것에 대한 1인 항의 시위를 벌였다.

위안부(慰安婦, Japan's Military Sexual Slavery)는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징용 또는 인신매매범, 매춘업자 등에 의해 납치, 매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일본군을 대상으로 성적 행위를 강요받은 여성으로 전체 피해자가 20만명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대한민국 정부에 피해 신고자 239명 중 2018년 현재 생존자 30명 남짓 된다.



3월이면 되풀이되는 한일관계에 있어 미래지향적인 양국관계 발전을 도모해 나간다는 명목하에 과거에도 미래도 없는 길 잃은 위안부 역사교육은 단지 불편한 진실로 가려진 역사의 한 부분이었다.

2016년도부터 사용된 국정교과서의 경우 초등학생의 발달수준을 고려하여 '위안부'라는 명칭 대신에 '젊은 여성들은 일본군에게 많은 고통을 당하였다'는 정도의 추상적인 서술로 대체하였으며,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서는 일본군의 위안부 동원에 대해서는 서술하고 있었지만, 전쟁 중 여성들이 '위안부로 희생당했다'는 식의 단편적인 사실만을 언급하는 등 보편적인 인권 유린의 문제로 연결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종결된 사건으로 다루는 경향도 일부 보이고 있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여성가족부와 교육부는 '위안부 바로 알기'를 위한 보조교재를 온라인과 일부 학교에 배포하였으나, 아직 시범운영의 단계로 확대되더라도 교과서만큼의 중요성을 지니고 활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국내에서도 위안부 문제를 조명하는 시각이 변화하려면, 먼저 그에 상응하는 교육의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교과서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서술은 매우 단편적이고 피상적인 사실 전달 수준에서 그치고 있어 심화 대안이 필요하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고 한다. 과거 위안부 문제의 중심에 있었던 피해국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여성, 인권, 성에 대한 문제에서 아직도 외면당한 것은 아닌지 자문해본다.

김종선 대전과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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