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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과 입학식 등 성수기를 마무리한 화훼시장은 봄이 오는 것이 달갑지 않다.
꽃값은 12월부터 2월까지 가장 비싸고 3월부터는 서서히 하락세로 접어든다. 기온이 오르면서 작황이 수월해져 물량이 넘쳐도, 판매량이 없기 때문이다.
봄부터 여름까지 이어지는 장기간 비성수기의 첫 시작이 3월인 셈이다.
중리동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한 플로리스트는 “입학식이 끝난 뒤로는 주문이 똑 끊겼다. 지난주까지는 야근할 정도였는데, 3월부터는 꽃다발과 꽃바구니 주문 물량이 없다”고 말했다.
꽃집에서 1시간 가량 머물렀지만, 드라이 플라워를 구입하는 손님 1명을 제외하고는 전화도 매장 방문자도 없었다 .
이 플로리스트는 “졸업식과 입학식, 5월 가정의 달 정도가 꽃 매출의 호황기다. 여름에는 봄보다 더욱 판매량이 없다. 플로리스트들은 강좌나 개인 레슨을 하지 않으면 자영업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꽃집 수입으로는 소위, 잘 팔리는 꽃과 기타 자재 부품 구입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이유다.
꽃집만큼 농장의 한숨도 깊어진다.
지독한 한파 속에서 겨우 물량을 맞춰 보냈지만, 생각만큼 소득을 얻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다. 화훼농장은 난방이 꾸준히 필요하기 때문에 봄까지도 소득보다는 투자 비용이 많은 편이다. 여기에 수입 꽃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국내에서 재배되는 흔한 꽃은 시세보다 못한 가격을 받기가 일쑤다.
그럼에도 소비자가 느끼는 꽃값은 여전히 ‘비싸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동생을 위한 꽃다발을 샀다는 직장인 이다정 씨는 “1년에 한두 번 정도 꽃을 사는데 예쁜 만큼 비싸다. 꽃값이 조금만 저렴해도 꽃 소비가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생화보다는 드라이플라워 판매가 급증하는 이유도 꽃값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가격 대비 지속력과 실용성에 무게를 두고 구매하기 때문에 생화보다는 드라이플라워를 선호하고 있다.
한편,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김영란법 도입 이후 침체 된 꽃 시장을 살리기 위해 플라워 강좌와 직장에서 꽃 배달을 받는 1플라워 1테이블을 시행 중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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