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기자가 청소년들이 많이 모이는 대전 중구 은행동과 대흥동, 서구 둔산동 등을 살펴본 결과, 마스크를 쓴 청소년을 목격할 수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청소년들의 공통적인 대답은 '멋'이었다.
중학생 A군(15)은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착용한다기보다 연예인들이 착용하는 모습을 보고 멋있어서 샀다"며 "다 올려쓰기는 답답해 턱에만 걸치고 다닌다"고 설명했다.
한 연예인이 쓴 마스크를 샀다는 B군(17)은 "TV 등에서 나오는 연예인들의 마스크는 일반 약국에서 판매하지 않아 인터넷에서 구매했다"면서 "가죽이나 검정색 마스크가 친구들 사이에서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아이템으로 각광 받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세먼지가 입으로 들어가는 걸 방지해주는 기능 대신 일종의 '패션 아이템'으로의 판매가 이뤄지기도 한다. 중구 은행동의 의류 판매점에선 검정색과 가죽 소재 마스크를 판매하는 곳이 다수 있었다.
지역의 한 옷가게는 마스크 판매 품목을 최근 흰색에서 검정으로 바꿨다. 이 가게 사장은 "춥지 않은 3월에도 검정 마스크를 쓰는 사람이 많아 품목을 바꾸게 됐다"면서 "검정 마스크가 많이 팔릴 땐 하루에 30개도 거뜬하게 나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옷가게 직원도 "마스크가 예전엔 감기에 걸리거나,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착용이 이뤄졌다면 지금은 하나의 의류로 생각하는 현상으로 바뀐 것 같다"며 "패션 아이템으로 착용이 이뤄지는 검정색이나 가죽 마스크는 대부분 청소년들의 구매가 주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마스크 유행이 학교 수업 현장에선 학생과 선생의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역의 한 사립고 교사는 "최근에 수업시간에 마스크를 벗지 않는 학생이 많아졌는데, 벗으라고 하면 잘 벗지 않아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수업은 학생과 선생의 쌍방향적 대화도 이뤄지는 만큼 마스크로 입을 가리면 소통 자체에 어려움이 생긴다"고 토로했다.
방원기·한윤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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