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받아도 분양 힘들다던데…" 대전교도소 이전 앞 원주민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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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받아도 분양 힘들다던데…" 대전교도소 이전 앞 원주민 '한숨'

"주민 대부분 고령층 살던 곳 떠나기 쉽겠나"
보상 노리고 들어와 지은 다세대 건물도 수채
개발 기대감 높지만 투기세력만 호재 우려

  • 승인 2018-03-04 11:25
  • 원영미 기자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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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이전 터 확정 현수막이 내걸린 대정동 지역.
"보상금 받아도 30평대 아파트는 분양을 받기도 힘들다면서요."

최근 대전 유성구 대정동 지역 주민들의 화두는 대전교도소 이전이다. 이전을 앞두고 땅 매물이 끊길 정도로 개발 기대감이 뜨겁지만, 정작 주민들의 한숨은 커지고 있다.

보상금을 받아도 집을 분양받기조차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10년 넘게 교도소 앞에서 식당을 운영해 온 A 씨는 "여기 주민들은 사실 개발 기대감보다 걱정이 더 크다. 원주민들은 보상을 노리고 들어온 것도 아니고 다 노인들인데 살던 곳을 떠난다는 게 어디 쉽겠나"고 말했다. 또 "요즘엔 아파트값도 크게 올라 보상금을 받아도 분양을 받으려면 돈이 부족해 대출을 더 받아야 한다던데 그게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A 씨는 또 이전 얘기가 나온 게 벌써 10년도 넘었던 터라, 이미 보상을 노린 투기세력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땅을 사서 사람도 살지 않는 원룸 건물을 지어놓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도소 인근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 보면 3~4층짜리 다세대 주택들이 몇 채 있다. 건물마다 한두 집을 제외하곤 대부분 비어 있는 듯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주민 B 씨도 "자식들은 다 시내 나가 살고 소일거리나 하고 있는데, 이 나이에 대출을 받으면 그걸 어떻게 갚겠느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원주민들은 대출 여력이 안 되면 살던 곳을 떠날 수밖에 없고, 뒤늦게 들어온 투기세력만 호재인 셈이다.

실제 땅값 상승 기대감 때문에 주인들이 매매를 다 취소하면서 그 많던 땅 매물이 모두 사라질 정도다.

대정동의 한 공인중개업체는 "이전 결정되기 바로 전까지 땅 거래가 이뤄졌고, 공시지가보다 35만원 정도 많은 3.3㎡당 95만원에 잔금을 치른 적이 있지만, 지금은 매물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법무부는 대전 유성구 대정동에 있는 대전교도소를 2025년까지 유성구 방동으로 이전할 것을 결정했다. 3500억원의 예산을 들여 3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20만㎡ 규모의 교도소를 신축, 이전할 계획이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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