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 홈페이지 캡처 |
28일은 이월의 마지막 수요일인 '매마수'(매달 마지막 수요일의 줄임말)이자 '문화가 있는 날'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문화가 있는 날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지역에 문화가 있는 날 시설로 등록된 곳은 극장과 미술관, 공연시설, 박물관, 도서관, 체육시설 등 모두 58곳이다.
적지 않은 시설이 참여 중이지만 이곳들 중 2월 문화가 있는 날 기획 프로그램은 단 두 개에 그친다. 이응노 미술관이 진행하는 '알쓸新JOB'(알면 쓸모 많은 새로운 직업 이야기)과 대전시청에서 열리는 수요브런치 '전통국악그룹 나길' 공연이다. 이들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상시 운영하거나 기획력이 필요 없는 도서관 '두 배로 대출', 미술관·박물관 연장 운영 등이 고작이다.
지역에서 매번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 기획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시정되지 않는 실정이다. 참여 시설·기관이 한정돼 있고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다 보니 문화가 있는 날에 대한 시민 인식도 낮다.
지역에서 가장 큰 공연예술기관인 대전예술의전당은 지난해 5회(5·6·8·10·11월) 문화가 있는 날 공연을 기획한 반면 올해는 4개(4·6·9·10월)로 1회 줄었다. 대전시립미술관의 경우도 기획 전시 무료 관람 정도의 수동적 문화가 있는 날을 보내고 있다. 전국 공통적인 영화 상영 할인은 지자체가 아닌 정부 차원의 협조인 만큼 지자체가 사실상 소극적으로 문화가 있는 날을 운영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공공기관마저 저조한 프로그램 기획력을 보이면서 민간시설의 참여 독려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전시는 문체부의 별도 지원 예산이 없기 때문이라고 일축하지만 타 지자체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충남 당진시가 운영하는 당진문예의전당은 1000원에 반도네온 공연을 기획했으며 경남 창녕문화예술회관은 연극을 무료로 선보인다.
대전시 관계자는 "문화가 있는 날은 문체부가 운영하고 지자체는 협조하는 수준 정도"라며 "별도의 예산이 있지도 않아 공공기관에 프로그램 기획을 주문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초 문체부에 문화가 있는 날 사업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며 "정부 예산을 받아 기획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babas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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