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복수의 심리학: 우리는 왜 용서보다 복수에 열광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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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복수의 심리학: 우리는 왜 용서보다 복수에 열광하는가

  • 승인 2018-02-23 00:00
  • 박새롬 기자박새롬 기자
복수의 심리학
반니 제공
사람들은 복수극에 열광한다. 자신을 버린 남편에게 '점하나 찍고 돌아와' 복수하는 내용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아내의 유혹', 자신을 망가뜨린 살인조직을 한 명 한 명 제거하는 영화 '킬 빌' 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복수는 소비되어 왔다. 미스터리, 치정, 메디컬 등 앞에 드라마적 성격을 붙인 장르로 파생될 정도다. 일상에서는 자신을 괴롭히는 직장상사가 상급자에게 혼나길 몰래 기대하고, 운전 중에 위험하게 끼어드는 차에겐 상향등을 번쩍이게 된다. 복수심을 심장 바로 옆에 붙어있는 욕구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때로 이 욕구는 우리를 괴롭게 하기도 한다. 혹시 자신이 속좁은 인간은 아닌지 스스로 평가하게 되고, 행동으로 옮겼을 때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지 따져보게 된다. 우리를 불타게 하는 이 복수심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영국 배스대학교 경영학과 명예교수이자 조직 행동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온 스티븐 파인먼은 책 '복수의 심리학: 우리는 왜 용서보다 복수에 열광하는가'에서 복수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고 일차적인 욕구라고 정의한다. 또 우리가 복수심에 괴로워하는 건 오랫동안 사회제도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복수가 옳지 않다고 교육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책은 복수의 심리적 뿌리부터 역사적, 개인적, 국가적, 사회적으로 일어났던 다양한 복수의 형태를 아홉 개의 장에 걸쳐 살펴본다. 수많은 사례 중에는 범죄적인 행위가 아닌,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을 위대한 CEO로 만든 원동력도 있다. 또, 범죄 피해자들에게 복수심을 버리고 인내와 용서를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가 그들을 다시 한 번 상처 입히고 있지는 않는가도 돌아보게 한다. 이 '복수 백과사전' 속에서 복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개인의 감정을 성찰할 기회가 열리기를 기대해볼 만하다.


박새롬 기자 ono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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