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8시 대덕구 오정 농수산물 시장에는 제수와 자녀를 맞이할 음식 준비를 위해 모여든 인파로 몸살이다. 어떤 이는 벌써 각종 과일과 나물, 생선, 고기 등 양손에 보따리 들고, 어떤 이는 짐수레에 과일 상자를 싣고 바삐 움직인다.
과일을 파는 심호길(60) 씨는 "올해 과일이 풍년으로 값이 지난해보다 많이 내렸습니다. 여름 날씨가 좋아 당도가 높고 빛깔도 예쁩니다. 이렇게 크고 먹음직스러운 과일은 보기 드물어요. 찾는 손님도 많아졌다" 고 말했다.
채소를 파는 김은정(65) 씨는 "겨울 날씨가 너무 추워 채솟값이 너무 올랐어요. 찾는 손님의 한숨 소리도 안타깝고요. 못 다 판 채소가 다음 날 아침에는 얼어있을 정도예요"라고 말했다.
김영자(73·전민동) 씨는 "사람이 너무 많아 주차할 공간이 없어 30분은 돌아다녔습니다. 겨우 주차하고 각종 채소와 고기, 과일을 많이 샀습니다. 지금이야 형식적으로 차례를 지내고, 평소에 먹는 음식이라 별로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며"그렇지만, 먹고 살기 힘든 시절, 맛있는 것 먹기 위해 명절을 기다렸던 기억과 돈 벌기 위해 서울 간 친구들이 완행열차 타고 어려운 귀향을 해 밤새워가며 이야기를 나눴던 고향과 친구들이 생각납니다. 가난했지만 정이 있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라며 추억을 더듬었다.
신순남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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