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한 지 아무리 오래돼도 안전에 문제가 없으면 재건축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곳이 대전 중구 오류동 삼성아파트다.
대전 중구 오류동 삼성아파트 |
KTX 서대전역과 도시철도 1호선 서대전네거리역을 비롯해 세이백화점과 홈플러스, 코스트코는 물론 서대전시민공원과 오류동 상권, 병원, 학군 등을 고루 갖춘 생활인프라가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곳이다.
매년 500만원∼1000만원 정도 오르는 건 인프라 덕분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한몫하고 있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얘기다.
하지만, 정부의 재건축 제동 방침에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 아파트에 사는 A 씨는 “오래돼 불편한 점이 많지만, 꾸준히 거래되고 리모델링을 하는 것도 훗날 재건축에 따른 프리미엄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솔직히 삼성의 최대 강점은 재건축 프리미엄이다 보니, 어떻게 되는건지 문의하는 주민들이 전화가 늘었다”고 전했다.
1986년에 지은 문화동 영진로얄아파트도 212세대(2개동)뿐이지만, 현재도 재건축 기대감으로 집값이 떨어지지 않는다.
1979년 계룡건설이 지은 동구 홍도동 청룡아파트도 있다. 13개동 434세대(최고 5층)로, 영진로얄처럼 매매가 변동이 거의 없다. 재건축 가능성이 크다 보니 거래 자체가 없다는 게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의 얘기다.
이 업소 관계자는 “홍도육교가 철거돼 지하로 길이 뚫리면서 재건축 조합원들이 좋아했는데, 안전성 중심으로 재건축 여부가 결정된다는 얘기를 듣고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1986년에 준공한 서구 경남아파트와 대덕구 삼호와 영진, 현대아파트도 오래돼 재건축 얘기가 오가고 있는 곳이다.
정비사업 관계자는 “정부의 안전진단 강화 방침은 재건축 프리미엄으로 과열되는 부동산시장을 규제하겠다는 의지라”며 “재건축을 준비 중이거나, 기대감이 컸던 아파트들은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고, 도시정비법 시행령 및 안전진단 기준 개정안을 21일부터 입법·행정예고한다.
핵심은 재건축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주거 편리성이나 쾌적성 등 주거환경중심보다는 구조적 안전성의 가중치를 대폭 높여 무분별한 재건축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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