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로 달렸던 도마뱀 황급히 달아났을 것” 증거화석 연구결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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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발로 달렸던 도마뱀 황급히 달아났을 것” 증거화석 연구결과 나왔다

지질자원연 이항재 연구원 뒷발자국 이족보행 패턴 확인
사우리페스 하동엔시스로 명명 … 척추동물 진화사 실마리

  • 승인 2018-02-21 10:24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붙임2_앞발자국과 뒷발자국
앞발자국과 뒷발자국
붙임1_화석사진과 도면
화석사진과 도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마뱀 발자국이자, 두 발로 달렸던 도마뱀의 최초 직접 증거화석에 대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 이항재 연구원은 ‘1억 1000만년 전 도마뱀은 두 발로 달렸다’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사이언티픽리포츠 에 게재하고 두 발로 달린 도마뱀의 보행 패턴을 세계에 알렸다.

연구팀은 2004년 남해안 백악기 척추동물 화석지 조사를 통해 가로 약 70㎝, 세로 30㎝의 이암 블록 표면에 보존된 도마뱀 발자국이 발견했다. 발견된 발자국은 구부러진 뒷발가락이 바깥쪽으로 갈수록 점점 길어져 4번째가 가장 긴 전형적인 도마뱀의 뒷발자국 25개, 3번째 발가락이 가장 긴 앞발자국 4개로, 2개의 완벽한 보행렬과 2개의 부분적인 보행렬을 이루고 있다.

도마뱀의 이족보행은 이동 속도를 가속해 상체를 들어 올려 빨리 달릴 때 나타나는데, 이항재 연구원팀은 보행렬에서 대부분 뒷발자국만 나타나는 것이 사족보행보다 이족보행 패턴에 일치함을 발견했다. 특히 ▲뒷발자국 사이의 거리가 증가하면서 보행렬의 폭이 좁아지는 점 ▲발바닥을 디디지 않고 발가락보행을 한 점을 통해 뒷다리로 달린 도마뱀이 이 보행렬을 만든 주인공임을 밝혔다.



이항재 연구원은 “화석 뒷발자국의 길이는 평균 2㎝ 정도에 불과해 꼬리를 제외한 몸통 길이가 약 6.8㎝이 작은 도마뱀으로 추정된다. 동일한 화석지에서 함께 발견됐던 소형 익룡 발자국과 수많은 수각류 공룡 발자국은 이 도마뱀이 두 발로 황급히 달아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짐작케 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도마뱀 발자국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발자국과 구별되는 새로운 해부학적 특징을 기반으로 신속, 신종인 ‘사우리페스 하동엔시스’로 명명됐다.

이 논문 연구결과 발표 이전까지 공식적으로 도마뱀 발자국은 단 3건이었다. 네오사우로이데스 코레아엔시스는 경남 남해군의 함안층(백악기 중기 약 1억500만년~9700만년 전 사이)에서 발견됐다. 사우리페스 하동엔시스는 이보다 최소 500만년 이상 앞선 세계 최고의 도마뱀 보행렬 화석이다.

신중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은 “비록 작은 도마뱀 발자국에 대한 연구지만, 척추동물 진화사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결과를 제공했다. 세계 최고의 지질자원연구를 선도하는 기관으로 앞으로 연구자들의 기초과학연구를 위한 관심과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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