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다문화 우수사례 소개]'주부'의 꿈, 사회복지사로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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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 우수사례 소개]'주부'의 꿈, 사회복지사로 이루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고려인 3세 트소이베라 씨

  • 승인 2018-02-21 08:56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4.트소이베라 수기
어린 시절부터 '주부'의 꿈을 꾸었던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고려인 3세 트소이베라 씨. 운명 같은 짝을 만나 한국에 시집온 지 15년. 그녀가 한국생활을 하며 이 땅에서 자신의 새로운 꿈을 이루어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어머니께서 한국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신 덕분에 한국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고 고등학생 때부터는 기본적인 한국어로 소통도 가능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한국에서 살고 있는 친구를 통해 지금 남편과 만나게 됐는데, 서로 첫눈에 반해 연애를 하고 1달 만에 청혼을 받았어요. 그 소식을 듣고 부모님께서는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나라에 하나 밖에 없는 딸을 멀리 보낼 수 없어!'라며 입을 모아 반대했어요. 하지만 '우리 딸이 한국에 시집가면 좋겠다. 그러면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한국에 가볼 수 있을 텐데...'라고 종종 말씀하셨던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소원이 마음에 걸리셨는지 결국 허락해주셨고 지금 남편과 결혼해서 한국에 오게 되었어요.



-한국의 대학교에서 공부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한국에 온 지 5개월 쯤 되었을 때 남편이 뜻밖의 사고로 큰 수술을 하게 되었는데 병원에서 아픈 남편을 보며 걱정만 되고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어서 늘 미안했어요. 남편에게 힘이 되고 싶어 일을 하려고 했지만 막상 뱃속에 아이가 있어서 일할 수 없었어요. 그렇게 병원치료를 오래 받다보니 결혼 전에 남편이 모은 돈도 다 써버리고, 시부모님께서 감사하게도 많은 도움을 주셨지만 그것도 너무 죄송해서 계속 받을 수가 없었어요. 고생 끝에 드디어 남편이 조금씩 나아졌고 다시 일하기 시작했는데 한번 다친 몸은 예전처럼 돌아올 수 없었어요. 남편의 아픈 몸을 볼 때마다 옛날에 "주부"가 되고 싶은 꿈은 사라지고 한국에서 전문적인 직업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순직종의 업무를 하기 보다는 대학교에 진학하여 전문적인 지식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대학 시절에 지속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받으셨다고 하던데 어렵진 않았는지?

▲잘하기는요. 그냥 공부를 좋아할 뿐이에요. 한국말로 공부 하는 것은 어려웠지만 교수님들과 학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그리고 제가 공부할 수 있게 남편이 시간 날 때마다 자녀 양육과 집안일을 많이 도와주었어요.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올바른 생활 습관을 미리 가르친 덕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도 혼자 자기 위생관리를 잘해서 편했어요. 그리고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것은 저의 노력이었어요. 시간만 있으면 학교 도서관에 가서 교과서 내용을 예습·복습했고 집안일이 끝난 후에는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면 다음날 수업이 무엇인지 미리보고 모르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서 익혔던 기억이 나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 어려운 시간이었지만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좋은 성적이 나와서 기분이 너무 좋아요.



-봉사활동도 많이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저 역시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었을 때, 이웃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고 덕분에 한국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어요. 사람이 도움을 많이 받게 되면 어느 날 나도 모르게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들잖아요. 그러다가 '사랑의사다리봉사단'을 알게 되었어요. 지금은 봉사단에서 우즈베키스탄 대표를 맡고 있어요. 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우즈베키스탄 음식이나 한국음식을 만들어서 이웃에 사시는 독거노인, 다문화가족이나 그 밖의 여러분들께 나눠드리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어려운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매월 5,000원씩 후원도 해요. 그리고 제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한국어로 듣고 말하기가 어려웠던 기억이 있어서 고향에서 온 친구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경찰서에서 우즈베키스탄어로 통역이 필요할 때 봉사활동도 하고 있어요.



-앞으로의 꿈에 대해서 한 말씀 해 주신다면?

▲지금은 방학이라 집에서 쉬고 있지만 방학이 끝나면 초등학교에서 '다문화 교육 강사'로 활동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또 2017년부터 세종방송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문화 주부 토크쇼 '아랫목' 이란 프로그램에 3월부터 다시 출연할 예정이에요. 다문화에 관한 강의와 토크쇼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 부모들과 아이들의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차별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요. 그렇지만 저의 최종 꿈은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며 일 할 수 있는 사회복지사예요. 대학교 전공을 사회복지로 한 만큼 어려운 사람들, 특히 저와 같은 다문화가족이 한국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멋진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습니다.



트소이베라블라디미로브나, 응오티싸우(베트남)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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